대종상 역사상 한 작품이 15관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광해…’는 후보에 오른 전 부문에서 100% 수상하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반면 ‘부러진 화살’ ‘도가니’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은 아무 상도 받지 못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은 중간에 사라져 심사위원특별상으로 이름이 불렸을 때도 나오지 않았다. 자신이 성토해 온 대기업 계열 회사가 ‘북 치고 장구 친’ 작품이 상을 휩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 논란이 그치지 않았던 대종상이 또 심판대 위에 올랐다. 1962년 시작된 대종상은 유일하게 국고 지원을 받는 영화상. 그러나 공정성과 이권 다툼 등으로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주최가 바뀔 때마다 평가방식도 바뀌어 역사에 비해 탄탄한 시스템이 자리 잡지 못했다. 올해 일반심사위원단 50명의 평가를 추가하고, 심사결과를 금고에 맡기며 보안유지에 신경을 썼지만 추락한 권위를 회복하는 데는 실패했다.
할리우드 아카데미상은 영화산업 전문가 6000명으로 구성된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운영한다. 신뢰가 높다. 한국영화 관객 1억명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아카데미 같은 영화상은 요원한 걸까.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영화상을 보고 싶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