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族’ 늘어나는데… 분쟁 잇따라 주의보

‘해외 직구族’ 늘어나는데… 분쟁 잇따라 주의보

기사승인 2012-11-27 13:56:01

지난 4월 4일 오전 2시 강모(30·여)씨는 뜬금없는 카드 해외 결제 승인 문자를 받았다. 미국에서 자신의 카드가 도용돼 1000달러 이상의 금액이 결제된 것이다. 강씨는 “너무 놀라 바로 카드회사에 연락, 도용 신고를 해 실제 피해는 막았다”면서 “3월 말 해외 직접구매를 하면서 카드를 썼는데 그때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인터넷을 통한 주문이 폭증한 것처럼 이른바 ‘해외 직구(직접구매)’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수입업자들이 지나친 중간마진을 붙여 수입물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아예 해외에 직접 물건을 주문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 직접구매가 증가하면서 카드도용, 배송지연, 환불·교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일보가 26일 해외 사이트와 국내 소비자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현지 가격과 국내 소비자 가격 차이는 상당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의류, 운동화, 전자제품 등을 해외 직접구매를 통해 크게는 20%선이나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23일 한국 소비자들의 접근을 차단한 미국 의류업체 GAP의 경우 국내에서 7만9000원에 판매되는 후드티셔츠를 현지에선 절반 가격인 35달러(3만8000원)에 판매했다. 국내에서 29만8000원에 판매되는 커피전문점 C사의 커피머신도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캡슐 60개를 포함해 89.99달러(9만8000원)에 살 수 있다. 가끔 ‘핫 딜’이라며 배포하는 20% 할인, 1+1 쿠폰까지 적용하면 가격은 더 내려가 배송비를 포함해도 국내가의 3분의 1 수준이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N사의 운동화는 미국의 한 사이트에서 현재 25달러(2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운동화가 한국에서는 약 8만∼10만원에 판매되다 보니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직접구매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배송기간이 2∼3주로 길고 배송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이 문제다. 또 물건을 사용하다 고장이 나도 애프터서비스가 어렵고, 공인된 사이트가 아니고서는 물건의 진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강씨처럼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결제하다 도용될 우려도 있다.


또 최근 해외 직구 소비자들이 늘다 보니 해외 사이트가 주문을 받은 뒤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하거나 사이트 진입 자체를 막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체형과 사이즈 표기법이 다르고 화면을 통해서만 제품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이즈 선택에 실패한 뒤 이를 국내에서 되파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 국제 소비자 분쟁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관련 분쟁은 2009년 92건에서 2010년 66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46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발생한 분쟁이다 보니 원만하게 해결된 사례는 거의 없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지불정지 제도나 해외 온라인 사업자에게 이메일로 접촉하는 방법,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해당 국가의 소비자보호센터에 소비자가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접수를 해도 사실상 해결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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