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우리를 알려라”…뮤지컬계 ‘홍보 전쟁’

“연말, 우리를 알려라”…뮤지컬계 ‘홍보 전쟁’

기사승인 2012-11-27 09:15:00

[쿠키 문화] “저희도 이렇게 치열할지는 몰랐어요. 보통 연말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홍보에 나서긴 하지만, 올해는 유독 더 치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A 뮤지컬 관계자)

‘홍보 전쟁’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물론 매해 연말이 되면 뮤지컬계가 바쁘게 움직인다. 어느 배우의 말처럼 대한민국 국민은 연말에 콘서트나 뮤지컬, 연극에 유독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관객들을 잡기 위한 움직임의 ‘정도’가 유독 심하다.

현재 연말 관객들을 기다리는 뮤지컬은 ‘황태자 루돌프’ ‘리걸리 브론드’ ‘아이다’ ‘레미제라블’ ‘지킬앤하이드’ ‘어쌔신’ ‘브루클린’ ‘막돼먹은 영애씨’ ‘벽을 뚫는 남자’ ‘마리아 마리아’ ‘내사랑 내곁에’ 등이다.

뮤지컬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을수록, 뮤지컬 팬들의 선택 신중도는 높아진다. 영화처럼 1만원 내외의 가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대로 공연을 보고자 한다면 7~8원대에서 10만원대 내외의 좌석을 선택해야 하기에, 부담이다. 이들의 지갑을 열려면, 공연 홍보 담당자는 이 뮤지컬이 얼마나 재미있고, 유명세 있는 인물이 출연하는지를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며, 그 마지막 기회가 11월인 셈이다.

보통 뮤지컬 하나가 대중들과 만나기 전, 행하는 공식일정은 제작발표회, 연습현장 공개, 프레스콜, VIP초대 공연 등이다. 이후 블로거들이나, 공연 카페 관계자들도 초대한다. 최근 몇 주간 이들이 진행한 일정을 살펴보면 얼마나 이들의 치열하게 뮤지컬 팬을 잡으려 하는지 알 수 있다.

10월 23일 ‘황태자 루돌프’의 연습현장이 공개됐고, 31일에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1일에는 ‘삼천-망국의 꽃’의 미디어데이가 열렸고, ‘아이다’는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5일에는 ‘리걸리 브론드’의 연습현장이 공개됐고, ‘13’이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6일에는 ‘인당수 사랑가’가 프레스콜을 개최했고, 7일에는 ‘마리아 마리아’가 연습현장을 공개했고 같은 날 ‘레미제라블’은 미디어콜을 열었다. 14일에는 ‘밀당의 탄생’이 프레스콜을, 20일에는 ‘어쌔신’이 프레스콜을, 21일에는 ‘내사랑 내곁에’가 제작발표회를, 22일에는 ‘마리아 마리아’가 프레스콜을 개최했다.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행사는 연이어 열린?. 27일에는 ‘락오브에이지’ 프레스콜이, 28일에는 ‘막돼먹은 영애씨’ 프레스콜이, 29일에는 ‘아이다’ 프레스 리허설을, 30일 ‘벽을 뚫는 남자’와 ‘브루클린’이 프레스콜을 개최한다.

여기에 VIP 초대 등 몇몇 빠진 일정들을 포함하면 근 한 달 동안 이틀에 한번 꼴로 뮤지컬 홍보 행사가 개최된 셈이다. 물론 모든 홍보 행사가 흥행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미 흥행 뮤지컬로서 자리잡았느냐, 혹은 어떤 배우가 출연하느냐 등의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디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특별한 홍보 방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뮤지컬 제작사 홍보 관계자는 “지하철 광고나 방송 광고 등도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것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의 글과 사진들이다. 공연이 좋다는 일반 관객들의 입소문은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난 후다. 즉 초반에 객석 점유율을 높이는 방법은 결국 여러 차례 언론에 노출이 되고, 주요 등장인물들을 알려서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또다른 뮤지컬 홍보 담당자는 “제작발표회, 연습현장 공개, 프레스 리허설, 전막 프레스 공연, VIP 초청 공연, 배우 인터뷰 등의 통상적인 홍보를 통해 어쩔 수 없이 노출도를 올려야 한다. 특히 초연일수록 내용과 주연 배우들의 친숙도에 따라 티켓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며 “비용 대비 효율성으로 따졌을 때 미디어 노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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