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매직콘서트’, TV조선 ‘매직홀’ 짝퉁 수준 머물러

‘일밤-매직콘서트’, TV조선 ‘매직홀’ 짝퉁 수준 머물러

기사승인 2012-12-02 20:24:01

[쿠키 방송] 시청률이 아무리 급해도 MBC의 무리수는 자존심마저 버린 듯 했다.

‘일밤’의 새로운 코너 ‘매직콘서트-이것이 마술이다’‘(이하 ’매직콘서트‘)가 ‘승부의 신’ 후속으로 2일 첫 방송됐다.

박명수와 정준하 그리고 KBS 아나운서 출신 박지윤이 진행을 맡은 ‘매직콘서트’는 세계 최고의 마술사와 한국의 마술사 최현우가 대결을 벌인 후 국민판정단과 패널로부터 성공 혹은 실패를 평가받는 구성을 내세웠다. 첫 방송은 포르투갈 출신의 마술사 루이스 데 마토스가 출연해 최현우와 마술 대결을 벌였다. 특히 마지막 대결에서는 최현우는 페이를 상대로 하체 분리 마술을 펼쳤고, 루이스 데 마토스는 진짜로 깨진 유리를 걷는 마술을 보여줬다.

‘매직콘서트’는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일밤’을 살릴 구원투수로 등장할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TV조선이 2011년 12월 24일부터 2012년 6월 23일까지 방영한 ‘최현우-노홍철의 매직홀’(이하 ‘매직홀’)과 유사한 느낌을 주면서 참신함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자칫 종편이 이미 방송한 프로그램의 포맷을 베꼈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최현우다. 이미 ‘매직홀’에서 입담을 자랑하며, 다양함 마술을 선보였던 최현우의 ‘매직콘서트’ 등장은 두 프로그램의 차이점을 없애버렸다. 진행자가 존재하고, 패널들이 앉아있는 상황에서 최현우가 전체를 이끌고 가는 구성은 ‘매직홀’에서 이미 선보였다. 채널이 MBC였음을 망각하면, ‘매직홀-시즌 3’로 착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진행자다. ‘매직콘서트’ 진행자인 박명수와 정준하는 ‘매직홀’의 노홍철과 함께 ‘무한도전’에 출연한다. 다른 사람이긴 하지만, ‘무한도전’ 테두리 안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이기에 메인인 최현우를 중심으로 보조 진행자의 교체 수준으로 느껴진다.

마지막은 형식이다. 해외 유명 마술사가 출연해 한국 마술사와 대결하고, 이를 패널들이 평가하는 포맷은 ‘매직홀’에서 이미 선보였다. 달라진 것이라면, ‘매직홀’은 아직 무명의 국내 마술사들이 등장했고, 패널의 평가가 아닌 해당 당일 게스트의 심장박동수에 승부가 갈린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마술 역시 진부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이날 루이스 데 마토스가 깨진 유리 위를 걷는 마술은 이미 최현우가 ‘매직홀’에서 올해 1월 말 선보였던 마술이다.

‘매직홀’은 종편으로는 드물게 1% 이상의 시청률을 보였고, 수도권에서는 최고 2% 시청률로 종편 예능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와 유사한 형식으로 도전장을 던진 ‘매직콘서트’는 지상파의 체면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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