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이 구강 소독? No! ‘치주질환 주범’

알코올이 구강 소독? No! ‘치주질환 주범’

기사승인 2012-12-10 15:24:01
송년회 음주 과하면 입 속 건강 ‘적신호’

[쿠키 건강]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이다. 일부에서는 술의 알코올 성분이 구강을 소독해 주기 때문에 치과치료 후 술을 마셔도 된다는 권주가를 부르기도 하지만 실제 술은 잇몸병을 생기게 하고 충치의 원인이 되며 입냄새를 유발한다.

과음에 따라오는 흡연 역시 잇몸 염증을 부추겨 구강 건강에 매우 해롭다. 임플란트 시술 중이거나 잇몸이 약한 사람은 되도록 금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쩔 수 없이 마실 때는 술은 적당히, 물은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겨울 추위와 과음, 치주질환 악화 원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9년 ‘치은염 및 치주질환’ 환자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 치주질환 환자는 269만 여명으로 사계절 중 가장 많다. 겨울철 치주질환 환자가 늘어나는 원인에는 추위와 음주, 과로 등이 꼽힌다. 기온이 내려가면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입 속 세균 활동이 활발해지고 치주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12~1월에 걸쳐 각종 모임이 잦을 때 과음으로 인해 치주질환이 생길 위험이 있다. 술을 마실 때 함께 하는 흡연 역시 니코틴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구강 내 산소 농도의 저하로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쉽게 번식할 환경을 만들게 된다. 밤늦게까지 과음하거나 연말 실적 때문에 과로하고 생체리듬이 흐트러지는 것도 치주질환의 원인이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원장은 “과음한 다음날 잇몸이 퉁퉁 붓거나 피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음주로 인해 염증이 유발된 것”이라며 “알코올은 혈압을 올려 잇몸 출혈을 부추기고 염증을 잘 생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임플란트 시술 중인 사람은 음주 금물

임플란트를 했거나 시술 중이라면 과음은 더욱 안 된다. 알코올이 임플란트 주변에 염증을 일으켜 잇몸뼈를 녹이고, 최악의 경우 임플란트를 제거해야할 수도 있다. 알코올은 치주질환 뿐만 아니라 입냄새도 유발한다. 술은 침 분비를 감소시키고, 침이 마르면 유해물질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설태가 많아져 입냄새가 심해진다. 안주로 채소류보다 육류 먹었을 때 입냄새가 더 난다.

안주는 충치도 유발한다. 안주로 즐겨 먹는 육류나 건어물은 치아사이에 잘 끼고 양치질을 해도 잘 빠지지 않는다. 음식물은 치아 표면에 끈적끈적한 치태(플라그)로 달라붙어 박테리아를 생성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이 점차 치아 뿌리로 진행되면서 주변의 치조골을 녹여 치주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송년회로 인해 구강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먼저 과음은 절대 피한다. 특히 임플란트나 충치 등 치과 치료 중인 사람은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마실 때에는 조금만 마시고 물을 수시로 많이 마시도록 한다. 물을 자주 마셔주면 입 안이 촉촉해지고 충치균의 활동이 억제된다.

안주는 동물성이나 딱딱한 음식보다 오이나 당근 등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먹는다. 섬유질이 치아 사이를 씻어 내리는 청소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샐러드 안주를 곁들이거나 육류를 먹을 때는 쌈을 싸서 먹는 것도 채소를 섭취하는 방법이다.

술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하면 침의 분비가 활발해져 입냄새가 덜나고 술도 빨리 깬다. 술자리에서 담배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 음주 중 흡연은 구강 건강을 해치는 최악의 행동이다. 술자리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귀가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양치질을 할 때는 칫솔, 치간칫솔, 치실 등 구강위생용품도 함께 사용해 이 사이 사이도 깨끗이 닦아야 한다.

만약 술자리 이후 잇몸이 아프거나 잇몸이 들뜬 느낌이 나고 양치질할 때 피가 난다면 잇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치주질환은 몸의 연조직에만 염증이 생긴 비교적 가벼운 치은염과 치은염이 심해져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된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주염이 되기 전에 신속히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변욱 원장은 “치은염은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스케일링 치료를 하면 곧 상태가 좋아지므로 잇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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