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음원 차트 올킬은 바라지 않아요. 많은 분들이 내 노래를 듣고 ‘한숨’을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천천히 걸어가고 싶은 것이 욕심이에요.”
감성 보컬의 대명사 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의 정엽이 정규 2집의 두 번째 파트를 발표한다. 이번 앨범에는 ‘아 너였구나’와 ‘우리 둘만 아는 얘기’ 그리고 ‘웃기고 있어’와 ‘우리는 없다’ 등을 비롯 ‘아 너였구나’의 보너스 트랙 등 5곡이 담겨 있다. 발라드부터 클럽 댄스까지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엽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동 화이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준비할 때부터 다양한 느낌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콘셉트를 잡아서 전체의 하모니를 생각하기보다, 각기 다른 색깔을 담았다. 최대한 대중과의 대화가 어렵지 않은,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타이틀 곡 ‘우리는 없다’는 현악 스트링의 선율이 돋보이는 노래로, 이별 후의 아픔과 뒤늦은 후회가 담긴 노래다. 정엽이 이번 앨범에 중점을 둔 것은 뮤지션으로서 하고 싶은 곡과 대중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을 함께 녹여내는 것이었다. 그는 “슬픈 감정을 전달하려는 데에 충실하려 했다”라며 “완전한 나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도 정엽은 에코브릿지와 함께 했다.
음악에 있어 대중성을 다소 고려한 것은 무엇보다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출연했던 영향이 크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팬층도 넓어졌고, 대중적인 인지도도 늘었다. 그는 “‘나가수’는 나에게 감사한 프로그램이지만, 무대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가 많았다. 등수보다는 무대에 대한 부담이 컸다”라며 “음악을 여운을 느끼는 것이 아닌 말초 신경을 자극해야했다. 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더 많은 분들이 나를 알게 되고 팬의 폭과 수가 많아진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03년에 데뷔한 정엽은 내년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그는 “가수로 떠본 적도 없고 뜨지도 않았다. 천천히 걸어가고 싶은 것이 내 욕심”이라며 “음원 차트 올킬은 바라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내 노래를 듣고 ‘한숨’을 쉬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브아솔의 동료인 나얼은 지난 9월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같은 멤버로서 경쟁심을 느낄 법도 하다. 정엽은 이에 대해 “음원을 낼 때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얼과 경쟁이 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며 “노래를 너무 잘하는 멤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아서 내가 더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며 의리를 과시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욕심은 없다. 마음을 내려놨다”라며 “내 노래는 후렴구의 몰아치는 느낌이 없다. 어쩌면 외면 받을 수 있는 노래 같다.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내가 분명히 원하는 느낌을 냈고, 많은 이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꼭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브아솔 멤버들은 그의 음악적 뿌리이며 가족 같은 소중한 존재다. 정엽은 “기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혼자 활동하니까 외로운 것도 많았다”라며 “멤버들의 자리가 컸구나 많이 느꼈다. 오히려 우리는 개인 앨범을 내면서 서로를 더 각별하게 생각한 것 같다. 하도 브아솔이 활동을 안 하니까 ‘해체 했느냐’고 묻는 분도 있다. 솔로 활동도 하고 그룹 활동도 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계속 행복하게 잘 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브아솔은 개인 활동뿐 아니라 멤버들이 함께 일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브아솔은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 에이벡스와 전속 계약을 맺고, 내년 중에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다. 정엽은 일본 활동에 대해 “멤버들의 기대가 크다”라며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우리 같은 발라드나 소울을 하는 대한민국 가수가 다른 나라에서 인정 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브아솔은 오는 15일 광주를 시작으로 일산, 대구, 대전, 수원, 부산을 거쳐 내년 2월15~16일 서울 공연으로 이어지는 ‘소울 플레이(Soul Play)’ 콘서트를 펼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