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만에 나타난 귀한 겨울손님 수염수리, 남과 북 자유롭게 넘나들어”

“95년 만에 나타난 귀한 겨울손님 수염수리, 남과 북 자유롭게 넘나들어”

기사승인 2013-02-17 20:38:01

[쿠키 문화] “북쪽에 또 무슨 일이 생겼나요?”

16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는 위장천을 씌운 대포 같은 초망원렌즈 20여대가 DMZ 넘어 북녘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다름 아닌 세계적 희귀조류 ‘수염수리(사진 오른쪽)’가 백여 만에 한반도 상공에 나타났다는 소식에 전국의 생태사진가들이 모여든 것이다.

통일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푸른 하늘 높이 떠 있는 한 마리의 새를 쫒아 사진가들과 초대형렌즈가 상하좌우로 일정하게 움직이며 쉼 없이 쏟아내는 셔터소리 또한 새로운 볼거리였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5일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 인근 상공에서 전 세계에서 자취를 감춰가는 수염수리 1마리가 1918년 1월 강원도에서 발견된 이후 95년 만에 이 지역의 독수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며 DMZ 일대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수염수리는 몸길이 110㎝, 양쪽 날개를 편 길이가 260㎝에 달하는 대형 맹금류다. 수염수리는 몸길이 110㎝, 양쪽 날개를 편 길이가 260㎝에 달하는 대형 맹금류다. 부리 끝에 검은 수염이 있고 쐐기 모양의 꼬리가 특징인 수염수리는 중앙아시아, 남시베리아, 서유럽의 높은 산악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수염수리는 다른 수리과 조류처럼 동물의 사체나 뼈를 즐겨 먹지만 큰 뼈를 공중에서 바위에 떨어뜨린 뒤 깨진 뼈의 골수를 먹는 독특한 식성도 가지고 있다.

수염수리를 처음 발견한 충남발전연구원 환경생태부 정옥식(42) 박사는 “이동새가 아닌 수염수리 어린새가 한반도에 찾아온 이유는 이번 겨울 시베리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이 몹시 춥고 어미새와 먹이경쟁에서 밀려 독수리 무리와 함께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고 “날이 풀리면 원래 서식지인 서몽골 지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고성=글·사진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조현우 기자
kkkw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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