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중리동 한 단층 가옥에서 5일 오전 7시10분쯤 불이 나 김모(91·여)씨와 딸 오모(67)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집(96㎡)이 모두 탔다. 집에 함께 있던 사위 이모(70)씨도 이들을 구하려다 가벼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이날 새벽 기도를 갔다가 오전 6시쯤 귀가해 방에서 TV를 보던 중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문을 열어보니 집이 검은 연기에 뒤덮여 있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아내와 함께 노모를 구하기 위해 건넌방에 갔으나 화염과 연기가 심해 이를 피해 집에서 빠져나온 사이 아내는 변을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서 관계자는 “불을 끈 뒤 불 탄 가옥 내부를 살펴보니 딸과 노모가 같은 방에서 숨져 있었다”며 “다리가 불편한 딸이 노모를 데리고 나오려다 질식해 함께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들은 “이씨 부부는 치매를 앓는 90대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왔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결혼한 지 35년이 됐지만 자녀가 없어 단둘이 생활해 왔다. 5년여 전부터는 치매를 앓는 김씨를 모셔와 수발하며 생활한 것으로 경찰에 의해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천=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