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여자친구 화장품 ‘남자가 발라도 될까요?’

[장윤형 기자의 화장품 이야기] 여자친구 화장품 ‘남자가 발라도 될까요?’

기사승인 2013-03-06 16:06:01

[쿠키 생활] ‘남자 화장품과 여자 화장품이 뭐가 다른가요?’ ‘여자가 바르는 화장품을 남자가 바르면 안될까요?’ ‘남자 화장품에는 특별한 성분이 함유돼 있나요?’

최근 젊은 남성들은 물론이고 중년 남성들까지 피부 미용과 외모에 높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화장품은 더 이상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자도 철저히 관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실제 명동에 있는 백화점 1층 남성 화장품 코너에 가보면 남성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여성들만 붐비던 매장에 젊은 남성 고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를 빈번하게 보게 된다. 이들은 매장 점원에게 피부 고민을 털어놓으며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좋은 화장품을 추천해 달라고 말한다. 유독 재미있는 광경도 목격됐다. 한 중년 남성이 아내가 쓰던 화장품을 줄곧 써왔다며 ‘남자 화장품이 여자 화장품과 차이가 있나요?’라고 매장 점원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정말 남자 화장품은 여자 화장품과 다를까.

이를 위해 화장품 업계에 문의를 해봤다. 화장품 회사는 남자 화장품의 특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우선 남성과 여성의 피부 타입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과 여성의 기본적인 피부 조직은 몸의 장기처럼 구조나 구성 조직이 거의 유사하다고 한다. 하지만 활발하게 호르몬이 활동해 성별이 구별이 되는 2차 성징 이후에는 여자보다 최대 5배 많은 피지 분비, 수염 출몰, 잦은 면도로 인한 탈수, 열이 높은 피부온도, 겉피부 속피부 모두 3배까지 두꺼운 피부두께 등 남성에게만 필요한 관리를 피부가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얇고 쉽게 건조함을 느낄 수 있는 여성들이 유액이나 크림타입 제형의 제품으로 피부 관리를 해 줘야 한다. 반면 남성의 경우는 젤타입의 제형을 선호해 남성 전문 브랜드들은 빨리 피부 속까지 영양을 흡수 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자 화장품을 남자가 바르면 안될까. 일부에서는 화장품 업체들의 상술이라는 의견도 있다. 화장품 뒷면에 나오는 전성분 표시를 보면 남성 화장품과 여성 화장품의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근거에서 비롯된다. 물론 제품 포뮬라나 특정 성분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있을 것이지만 그것도 명확하게 구분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제품 용기, 남성 모델 광고, 홍보 등 화장품 회사들의 탁월한 마케팅이 ‘남성 화장품’과 ‘여성 화장품’을 구분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업계는 여전히 남성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여성 화장품의 유장한 역사에서 얻은 시행착오로부터 얻은 좋은 노하우와 성분들을 남성 피부에 맞게 적용하도록 연구하는 최신의 기술들이 아마도 경기를 모르고 성장하는 남성 화장품 시장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쓰시는 화장품, 당분간은 아버지가 써도 무방하지 않을까. 어느 화장품 가게 점원의 솔직한 이야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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