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자살 학생, 교과부 장관 학교 온 날도 폭행 당해

경산 자살 학생, 교과부 장관 학교 온 날도 폭행 당해

기사승인 2013-03-13 21: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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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경북 경산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15)군이 다닌 중학교에서 지난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건수가 1건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전시행정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이 학교 학생은 47명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이 학교의 학폭위 심의 건수는 1건, 개최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학폭위에서 조치한 피해·가해 학생도 각각 1명뿐이었다. 피해학생 1명에 대한 보호조치는 심리상담과 조언이었으며, 가해학생 1명은 특별교육과 출석정지 처분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 학교는 지난해 2월 17일 이주호 당시 교과부 장관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부모, 교사, 학생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필통 톡’ 토크쇼를 진행한 곳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 “학교가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장소로 변질하는 것이 한없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최군의 유서에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쓰여 있다. 이 전 장관이 이 학교를 방문할 당시에도 최군은 교우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었던 셈이다. 교육 당국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에 얼마나 무력한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교과부 등 학교폭력 유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해 2월 6일 발표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는 무려 84개의 대책이 망라돼 있었다. 세부 대책들 중 비슷한 것을 추려서 묶어도 60∼70개나 된다. 이번 최군 사건 이후 정부가 백화점식 대책만 나열하고 현장에 착근시키려는 노력에는 무관심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단기적으로 정부가 쏟아낸 대책은 구체적이고 예산도 마련돼 있다. 그런데 장기적이면서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에서는 말뿐이다”면서 “가정이 붕괴되고 학교에서는 국·영·수만 강조하다보니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 교육 당국은 대증요법만 쏟아냈다”면서 “이런 식의 접근으로 일관하면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새 대책보다 기존 대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보완·강화할 것”이라면서 “전문상담교사 및 전문상담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위 프로젝트’를 강화해 상담 체계를 조속하게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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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yido@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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