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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한국 드라마가 공산국가 쿠바도 점령했다.
18일(현지시간)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쿠바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과 미수교국인 쿠바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 영화도 공식 경로를 통해 개봉된 적이 없다.
쿠바 국영 TV인 ‘카날 아바나’는 지난달 26일부터 한 주에 4회씩 ‘내조의 여왕’을 내보내고 있다. 볼거리가 많이 없는 쿠바에서 이국의 가족 풍경이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2009년 MBC가 방영한 ‘내조의 여왕’은 천지애-온달수 부부의 일상을 코믹하게 담은 미니 시리즈물로 배우 김남주와 오지호의 호연이 돋보였다.
수도 아바나에서 일하는 파블로 라모스(44)는 “무엇보다 재미있고, 그간 나왔던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특히 한국문화를 알 수 있어 좋다. 드라마에서 여성 파워가 센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가 쿠바에 진출할 수 있게 된 데는 그간 쿠바와 문화외교를 이어온 코트라 아바나 무역관의 역할이 컸다. 코트라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호세 마르티’ 문화원을 통해 국영 TV에 한국 드라마 방영 의사를 타진했다. 수개월간의 정부 심의 끝에 TV 전파를 타게 됐다.
서정혁(37) 아바나 무역관장은 “드라마가 방영된 뒤 거리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이 한국 사람이냐고 물으면서 큰 관심을 보인다”며 “쿠바인들이 드라마를 통해 한국문화를 접하며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MBC 관계자는 “공식적인 시청률 자료를 받지는 못했지만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탄탄한 구성과 극에 녹아 있는 코믹적 요소가 쿠바인들의 마음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조의 여왕’이 성공함에 따라 다른 작품도 더빙을 계획하는 등 방영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바 국영 TV는 ‘내조의 여왕’ 후속편으로 2009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