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장수경(39) 씨는 수개월째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 머리가 아파서인지 음식을 먹어도 잘 체하고 식후에 구토를 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조퇴하는 일이 잦아져 성적도 매번 떨어지고 있다.
성인의 두통과 달리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인이 됐을 때 만성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소년기의 두통은 학업 집중력을 떨어뜨려 성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찰과 예방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두통, 만성편두통으로 이어질 수도= 소아 두통의 흔한 원인은 편두통, 뇌압상승,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며, 부비동염, 눈의 굴절이상 및 치아의 부정 교합 등이 드물게 원인으로 작용한다. 기질적인 원인은 5~13% 정도로 비교적 드물다.
두통은 어린이들의 생활에 영향을 줘 심한 경우 학교를 결석하거나 방과 후의 활동에도 영향을 주며 학업과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아 편두통은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지속되고 일부는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두통이 시작되는 만성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아에게 나타나는 편두통은 성인과 달리 양측성 두통이 흔하다.
김존수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교수는 “성인의 경우 두통의 지속기간은 4~72시간인데 비해 소아청소년기에는 30분에서 72시간으로 짧은 경우가 많다”며 “소아는 두통이 있으면 구토와 복통 등의 위장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치료 병행해야=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기질적인 원인 감별을 위해 뇌파검사(EEG), 자기공명영상(Brain MRI), 기타 뇌혈관 촬영, 뇌척수 검사, 심리검사 등 신체검사 및 광범위한 신경학적 검사와 적절한 진단적 검사들을 실시해 진단한다.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청소년기로 접어들수록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등이 더욱 심화되고 약물오남용의 기회가 많아져 적극적인 관찰과 예방이 필요하다. 따라서 머리가 아프다면서 평소와 달리 잘 먹지 않고 좋아하던 놀이에도 관심이 없거나 누워서 잘 움직이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치료는 보통 두통 증상이 있었던 날을 달력에 체크해 두통 유발 인자를 파악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춰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수면,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의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생활습관에 변화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약물 치료의 경우 한 달에 4회 이상 두통이 발생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경우에 고려해볼 수 있다.
김존수 교수는 “소아 편두통의 예후는 단기적으로 양호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약 3분의 2 정도에서 성인기에도 편두통을 경험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국내연구에서도 예방적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했던 경우 85%에서 호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