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2일(한국시간) 조직위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적설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2012∼2013년 겨울 시즌 소치 지역의 눈을 모아 보관했다가 사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45만㎥ 규모의 눈은 소치 올림픽 기간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열리는 로사 쿠토르 스키 슬로프 20㎞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양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조직위는 이를 위해 최대 10만㎥의 눈을 보관할 수 있는 7개의 특수제작 냉장 창고를 마련한다. 창고를 새로 건설하는지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인지 언급되지 않았지만 전체 비용만 해도 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뉴욕타임스 등 구미 언론은 “소치가 동계 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해 왔다. 러시아는 추운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흑해 연안에 자리잡은 소치는 따뜻한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산간 지역에도 눈이 오지 않는 때가 잦아졌다.
올해도 눈이 부족해 지난 2월 소치 올림픽 테스트 경기였던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월드컵이 눈 부족으로 잇따라 취소된 바 있다. 앞서 2010 밴쿠버 올림픽 때에도 스키 등 설상 종목이 열린 휘슬러에 눈이 부족해 다른 지역에서 눈을 공수해 오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이미 지난해부터 눈을 비축하고 있는 만큼 소치 올림픽 때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러시아는 2007년 소치에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100억 달러의 예산이 들 것이라 발표했지만 현재 투입된 예산만 367억 달러에 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올림픽 개막 1년을 앞두고 소치 현지의 준비상황을 점검한 후 비용초과를 이유로 아크메트 빌라로프 조직위 부위원장을 경질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예산을 500억 달러로 정정했지만 최대 667억 달러까지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역대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가장 예산이 많은 든 올림픽은 420억 달러를 지출한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