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늘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 사직 인사 글 올려

김진태 “늘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 사직 인사 글 올려

기사승인 2013-04-01 20:04:01
[쿠키 사회] 지난해 말부터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온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대검 차장은 1일 사직 인사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까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검찰 수사에 저의 능력이나 일의 성격에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 불려다녔다”고 재직 기간을 회고했다. 김 차장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오후 검찰 내부게시판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차장은 “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내려앉아도 전직 대통령, 현직 대통령 아들,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재벌총수 등을 수사했고 주가조작, 금융비리 등 본격적인 경제사범 수사의 개척에도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하며 특별수사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는 “늘 부족한 능력을 뼈저리게 느꼈고 ‘실체를 제대로 밝히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며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고 고백했다. 김 차장은 “다만 상대방이 생명을 버리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을 받은 적은 별로 기억이 없다”며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나, 사회적으로 크게 비판을 받고 있는 몇몇 사건에는 관여하지 아니한 것을 홍복(洪福)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쌓은 환업이 워낙 두터우니 아무리 노력한들 어떻게 다 털어버리겠습니까만 가슴 아픈 일들은 모두 망각의 피안으로 밀쳐버리고 밝고 아름다운 기억만 간직하고 싶다”면서 “싣달타 태자의 길을 걷고, 고비사막의 붉은 노을도 보고 싶다”고 고별사를 마무리했다. 김 차장은 3일 오전 대검 청사에서 퇴임식을 한 뒤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검찰을 떠난다.

경남 사천 출신인 김 차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5년 검사로 임관, 대검 중수2과장, 청주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거쳤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사임한 뒤 4개월 가량 직무대행을 맡았다. 채동욱 서울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과 함께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3인에 들었으나 낙점되진 못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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