곗돈 횡령으로 수배된 60대 여성, 임종 앞두고 빚 갚아

곗돈 횡령으로 수배된 60대 여성, 임종 앞두고 빚 갚아

기사승인 2013-04-04 16: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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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15년 전 곗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수배자가 된 60대 여성이 임종을 앞두고 검찰의 도움으로 빚을 갚고 ‘마음의 짐’을 덜었다.

4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면한 사기 수배자 홍모(68·여)씨의 오빠가 광주지검 민원실을 방문해 여동생의 빚을 갚을 방법을 문의했다.

홍씨는 15년 전 곗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중지 됐지만, 2008년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을 면했다.

홍씨 오빠는 “지병으로 인해 임종을 앞둔 동생이 죄책감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여동생이 빚을 갚고 싶어 하니 고소인들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검찰은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 홍씨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으나, 고소인의 동의 없이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민원실 문해경(41·여) 실무관은 전산기록에 남은 고소인들의 주소를 일일이 확인한 후 홍씨 오빠에게 여동생의 현재 건강상태와 채무변제 계획 등의 사연을 자필로 쓰게 했다.

문 실무관은 홍씨가 직접 쓴 편지와 함께 고소인의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는지 묻는 안내문을 보냈다.

며칠 뒤 고소인 한 명(67·여)으로부터 회신이 왔고, 검찰에게 연락처를 받은 홍씨는 200만원의 빚을 갚았다.

다른 고소인은 등기우편이 송달되지 않아 검찰이 연락방법을 찾고 있다.

홍씨 오빠는 “생을 얼마 남기지 않고 괴로워하던 여동생이 검찰의 도움으로 마음의 빚을 일부라도 덜 수 있게 됐다”면서 김현웅 광주지검장에게 감사 편지를 쓰기도 했다.

지난해 광주고검에서 민원업무 우수 직원으로 선정돼 ‘국민감동상’을 받은 문 실무관은 “임종을 앞둔 홍씨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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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기자
swjang@kmib.co.kr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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