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이 느끼는 朴대통령… “숨 막히는 직설화법, 아버지보다 더 하네”

대기업 총수들이 느끼는 朴대통령… “숨 막히는 직설화법, 아버지보다 더 하네”

기사승인 2013-04-07 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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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대기업 총수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1960∼70년대 군사독재 시절 박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벌벌 떨던 대기업들이 “그때보다 지금이 더 무섭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우리 기업 총수가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을 방문했을 때 만나고 오더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푹푹 쉬더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정부 시절 대통령들은 여러 가지 경제 문제를 기업 총수들을 만나 상의했지만 한 번도 직접적으로 ‘이건 이렇게 해라’거나 ‘저건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던 분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박 대통령은 그렇지가 않다고 하더라. 곧바로 직설적으로 ‘재벌이 빵집을 하고 골목상권을 넘보며 소상공인의 살아갈 터전을 빼앗으면 안 된다’고 말하니, 총수들은 할 말이 없었다”고도 했다.

총수들은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외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날 때 오히려 자신들이 ‘주인’이 된 것처럼 편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계와 친하지는 않았지만 대기업 오너들을 떨게 만들 만큼 직접화법을 구사한 적이 없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과는 분명하게 다르다고 총수들은 느끼고 있다. ‘중소기업 우선’이란 확실한 정책비전, ‘한번 원칙과 약속을 하면 반드시 이를 지킨다’는 이미지, 세밀하면서도 단순한 메시지 등이 융합돼 대기업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재계 서열 10위권 이내의 대기업들은 전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따라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불만이 상당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안 그러면 우리가 넘어질지도 모르는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인사 역시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뒤 단 한번도 우리에게 유리해 보이는 대통령 발언이 나온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한다. 항상 같은 말이지만 앞으로 대기업이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한다”고 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박 대통령이 자신들을 직접 만나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취임한 이후 대기업 총수들을 따로 청와대로 불러 만난 적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곧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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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procol@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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