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들 '진짜 철새'에 당한 이유

지자체장들 '진짜 철새'에 당한 이유

기사승인 2013-04-09 13:57:00
[쿠키 사회] 전북 군산시와 인근 지자체장들이 ‘철새’ 눈치를 보느라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이 지자체는 매년 11월 가창오리떼의 군무를 축제 상품으로 내세워 ‘철새 축제’를 여는데 지난해의 경우 철새 도래 수가 예년의 절반 수준이어서 축제가 빛을 바랬던 것.

9일 새만금지방환경청은 지난 3월 초 금강 하구둑에 날아든 가창오리수가 3만 마리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관찰 기간은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였다. 이 무렵 군산과 가까운 고창군 동림저수지에도 12만 마리가 머물렀다. 뒤늦은 철새떼의 방문이었다.

가창오리는 초겨울에 주로 금강하구둑에 머문다. 이에따라 각 지자체는 11월에 철새 축제를 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축제를 연다해도 가창오리떼가 ‘출연’하지 않으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지난겨울 축제가 그랬다.

새만금환경청 관계자는 “지난겨울이 예년보다 춥다보니 추위에 민감한 가창오리들이 전남 해남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혹한이 끝날 때쯤 새만금 지역을 거쳐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월동지인 호수 주변의 개발로 먹이가 줄어드는 등 겨울을 나는 데 좋지 않은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 192곳을 찾은 가창오리는 2009년 106만3280마리에서 2010년 80만9491마리, 2011년 43만6183마리로 줄었다. 2012년엔 3년 전의 3분의 1 수준인 31만8560마리만 관찰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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