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국내외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은숙(51) 작가가 ‘한 뼘의 사유’라는 타이틀로 서울 팔판동 갤러리 도올에서 4월 21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센터 입주 작가로 활동하는 등 10여년의 해외생활 끝에 돌아온 작가는 그동안 인물을 주제로 채색이 아닌 드로잉을 바탕으로 전시를 해왔다.
그의 작품은 빈 공간에 한 호흡으로 한 번에 끝내야 하는, 일필휘지의 작업이다. 그림 속에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작가는 기사를 스크랩하고 메모를 하며 독서를 즐긴다. 끊임없는 사색과 분석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여백과 함께 그려낸다. 형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한지에 먹으로 그린 ‘노근(露根)’은 작가의 집에서 키우던 난초의 뿌리를 소재로 했다. 구한말 문신 민영익(1860~1914)이 나라의 정치적 격변기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음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려낸 ‘노근묵란도(露根墨蘭圖)’를 연상하며 붓질한 작품이다. ‘독도 분재’(사진)는 2010년 독도 탐방 후 스케치한 작품으로, 한·일 영토 분쟁의 중심에 있는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렸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에서 본 공룡 뼈의 기하학적 구조를 표현한 ‘공룡무덤’, 콤플렉스로 똘똘 뭉친 현대인이 자기 얼굴을 움켜쥐고 있는 ‘얼굴 콤플렉스’, 미국 월스트리트의 증권가 호황을 황소의 기상으로 상징한 ‘상한가’, 자본주의에 물든 아프리카 예술품에 대한 애상을 표현한 ‘짝퉁 아프리카 예술품’ 등이 현대 문명의 이면과 삶의 진실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02-739-1405).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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