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험 춘추전국시대… 업계 “엄마를 잡아라”

어린이보험 춘추전국시대… 업계 “엄마를 잡아라”

기사승인 2013-04-16 09:11:01
[쿠키 경제] 어린이보험 시장을 두고 보험사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어린이보험이 소비자에게 일반화 되면서 과거 특정보험사 중심에서 벗어나 대부분의 보험사가 적극적인 홍보활동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시장 공략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의 강자 현대해상과 동양생명을 비롯해 업계 1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생명,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생손보사 가릴 것 없이 어린이보험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과거 어린이보험 시장의 강자는 현대해상과 동양생명이었다. 현대해상은 2004년부터 꾸준히 어린이보험 시장을 선점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 동양생명도 꾸준한 성장과 마케팅으로 어린이보험하면 현대해상, 동양생명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부분의 보험사가 어린이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어린이보험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으며 시장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화재 3개월만에 22만건 돌파, 현대해상 추월

먼저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부터 어린이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 자녀보험 ‘엄마맘에 쏙드는’은 올해 들어만 22만6800건을 판매해 10만8000건을 판매한 현대해상 ‘굿앤굿 어린이보험’을 따돌리고 어린이보험 상품 판매 1위에 올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이 ‘미래의 먹거리’라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심지어 전 임직원의 휴대폰 컬러링도 모두 어린이보험 관련 음성메시지일 정도로 회사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다. 걱정인형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걱정인형을 선두에 내세워 어린이보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들어 이미 지난해 판매실적(3만4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보도 올해에만 11만1200건을 판매하며 3개월 만에 지난해 실적(15만건)에 근접했다.

◇삼성생명, 업계최초 산모교실 개최… 한화생명, 내주 신상품 출시

생명보험사도 어린이보험 판매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어린이보험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산모교실을 개최하며 어린이보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산모교실은 산모들에게 유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아이 관련 업체들이 후원해 홍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산모교실을 통해 보험사의 이미지가 더욱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또한 당장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확보가 가능해 언제든지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산모들의 보험 니즈가 상당해 어린이보험 뿐만 아니라 다른 보장성, 저축성 보험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이르면 다음주 새로운 어린이보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의 상품에 부가적인 서비스를 넣어 새로운 상품으로 구성, 이를 통해 어린이보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어린이보험 관련 긍정 이미지 쌓기에도 돌입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공헌성 활동이지만, 지속적인 어린이 관련 기관과의 스킨십을 통해 어린이보험 전문 보험사라는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新미끼상품으로 제격… 출산율 3년째 상승도 영향

이렇게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시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현재 보험사에서 이렇다할만한 미끼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손보사의 경우 그동안 매년 갱신하는 자동차보험으로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며 추가 계약을 유도해냈지만 자동차보험이 점점 온라인화 되면서 미끼상품으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생보사의 경우도 갱신형 암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이 상품판매를 중단했거나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 고객과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상품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때문에 어린이보험이 그 대안으로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팔수록 손해지만 어린이보험은 손해율이 낮아 보험료는 싸지만 회사 입장에서 이득은 많은 상품이다. 새로운 보험사 미끼상품으로 제격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속해서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보험업계가 어린이보험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출생, 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태어난 사람은 48만4300명으로 전년보다 1만3000명(2.8%) 늘었다. 이에 따라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30명으로 전년(1.24명)보다 0.06명 증가했다.

1983년까지 2명을 웃돌던 합계 출산율은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며 빠르게 떨어졌다. 2001년 처음 1.30명을 밑돌더니 2005년에는 1.08명까지 추락,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극복하면서 주요 가임 연령층인 25~39세 여성의 혼인율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 출생한 첫째 아기가 전년 대비 7000명 늘어난 24만7000명을 기록했고, 둘째 아기 출산도 17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6100명 늘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주가입층인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 여성의 결혼이 늘면서 덩달아 출산율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고객층은 충성도가 높아 한 번 어린이보험으로 맺은 인연이 대부분 다른 상품에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충성도 높은 잠재적 우량 고객을 잡는 방법으로 어린이보험만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모 지점장은 “최근 산모들 분위기는 어린이 태아보험은 당연히 가입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며 “어린이보험은 현장에서 가장 편하게 영업할 수 있는 상품으로 특히 최근 출산율이 높아지면서 어린이보험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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