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야전 사령관’ 양동근(32)이 스승 유재학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 양동근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 유 감독에 대해 “농구의 신이라고 할 정도로 수가 많다.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놓치지 않고 캐치하는 게 놀랍다. 8년 동안 모시고 있는데, 내가 잘 배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만들어 주신 분이며, 농구나 인성에서 나를 한 단계 올려 주신 분이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이날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양동근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유 감독은 “양동근은 팀의 리드로서 코트 안팎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굉장히 많이 한다”며 “팀이 위기에 처하면 구해 내고, 언제나 자기 몫을 다하는 위대한 선수다”고 칭찬했다.
양동근은 이날 29점(3점슛 5개 포함)을 쓸어 담아 팀의 77대 55 승리를 이끌었다. 신들린 슛으로 팀의 승리를 이끈 양동근은 기자단 투표에서 78표 중 78표를 얻어 두 번째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양동근은 2006~2007 시즌 부산 KTF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사상 첫 ‘만장일치(74표) MVP’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양동근은 만장일치로 MVP에 뽑힌 데 대해 “내가 받을 줄 정말 몰랐다. 어제 너무 못해서 경기 끝나자마자 동료들에게 내일은 진짜 잘 들어갈 것이라고 큰소리쳤는데 다행히 오늘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이날 결정적인 순간 맹활약해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모비스가 36-30으로 앞선 채 시작된 후반. 모비스는 3쿼터 초반 41-3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잠시 방심한 사이 SK가 8점이나 몰아쳐 3쿼터 5분 41초 전 38-41까지 따라붙었다. 맹렬하게 추격하던 SK를 주저앉힌 선수는 양동근이었다. 양동근이 3쿼터 5분 40초부터 2분간 3점슛 한 방과 2점슛 두 방을 잇따라 터뜨려 SK를 48-38로 따돌리는 장면이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이후 4쿼터에서 양동근의 외곽포가 연쇄 폭발하자 SK는 추격의 힘을 잃었다.
양동근은 SK의 포인트가드 김선형에게 “후배로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심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선형이도 이런 경험을 통해 더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양동근은 “동료들이 나랑 같이 뛰었을 때가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동료애를 밝힌 뒤 “다음 시즌에 꼭 통합우승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양동근은 “좋은 몸을 준 부모와 늘 기도해 주는 장모, 미국에서 응원을 보내는 누나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울산=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