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용의자 2명 신원 확인… “체첸 접경 러시아 북 카프카스 출신”

보스턴 테러 용의자 2명 신원 확인… “체첸 접경 러시아 북 카프카스 출신”

기사승인 2013-04-19 21:51:02
"[쿠키 지구촌]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두 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형제로 드러난 두 명 중 생존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거주하는 조하르 차르네예프(19)이고 사망한 형은 타멜란 차르네예프(26)다. 미국에서 최소한 1년간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차르네예프 형제는 체첸공화국 접경의 러시아 북 카프카스 출신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이들이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동생은 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한 시간 떨어진 매사추세츠주 다트머스에 있는 매사추세츠대학의 학생이라고 밝혔다.

NBC방송은 이들에게 미국인 친구들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들 형제가 총기 사용과 폭발물 사용법 등과 관련된 ‘군사적 경험’이 있으며 ‘국제적으로 연계’된 정황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 당국은 그들이 무장 그룹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의 아버지 안조르 차르네예프는 19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주 중인 자신의 둘째 아들이 “의대 2학년생으로 영리하고 성취욕이 강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마하크카라시에 거주 중인 아버지는 좁혀진 포위망 속의 아들을 떠올린 듯 “가족들은 그가 명절 때 고향에 방문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살된 첫째 아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은 채 “천사 같은 아이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하르의 한 친구는 “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는데 모범생이었다”며 “이런 일을 벌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두 용의자의 출신지가 체첸과 가깝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구 소련 지역의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들이 표적을 러시아뿐만이 아닌 미국 등 서방국가들까지 확대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형제의 출신지인 북 카프카스 지역은 러시아 연방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체첸 이슬람 반군의 또 다른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에 러시아를 상대로 분리 독립 전쟁을 벌였던 체첸인들의 저항은 이슬람주의자들 사이에선 또 다른 ‘지하드(성전)’로 여겨진다.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들도 대거 체첸의 전장으로 달려갔고, 9·11 테러범들 중 일부도 체첸전쟁에 참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9년의 2차 체첸전쟁은 반군의 패배로 끝났지만, 이후 이어진 폭탄 테러와 인질극은 러시아 정부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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