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아해서 듣든,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듣든 언젠가부터 음악은 소비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 소비를 위해 누군가는 음악 사이트의 실시간 인기차트를 전곡 재생할 것이고 누군가는 최신 앨범을 찬찬히 들어볼 것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음원 순위의 변동이 크고 신보가 많이 나올 때에는 모든 노래를 들어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수록 대중에게 얼굴을 비추기 위한 가수들의 노력은 처절할 정도로 치열하다. 과거만 해도 ‘컴백’이라 치면 최소 한 해는 흘러야 한다고 느꼈다면, 요즘은 단 한두 달만 지나도 ‘컴백 안 하느냐?’고 묻는다.
시계추가 제 속도보다 빨리 돌아가는 시대에 1년 6개월여 만에 컴백한 아이돌 가수가 있다. 바로 타이틀곡 ‘컴백’(COME BACK)으로 돌아온 남성 5인조 그룹 더블에이(AA)다. 이들의 컴백을 지켜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모두의 시계추가 빨리 돌아가는 와중에 혼자 정지하고 있는 듯 초조한 마음은 들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쉬는 동안 방치돼 있던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준비하면서 지냈어요. 그래서 불안하다든지 걱정이 생긴다든지 하는 것은 없었죠. 스트레스 받지 않았고 나름 바쁘게 시간을 보냈거든요. 대중의 한 명으로 돌아가서 저희의 모습을 제대로 보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쉬면서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연구했던 시간이었죠.”(우상)
“저희끼리 자발적으로 노래 부르고 안무도 짜고 계속 앨범 준비를 했어요. 이번 앨범뿐만 아니라 다음 앨범까지도 준비해뒀어요. 지난번 앨범 활동하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준비했어요. 저희를 냉정하게 평가하려고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모니터링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죠.(아우라)
이들은 지난 2011년 가을, 강렬한 비트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미쳐서 그래’와 이와는 정반대의 달콤한 러브송 ‘불러’를 가지고 데뷔했다. ‘불러’는 팀의 리더인 아우라가 작곡가 프랭키 A(Frankie A)와 함께 작곡했다. 아이돌임에도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는 쉽지 않았다.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인터뷰를 하든지 다른 행동을 했을 때 아무 의도 없이 했던 것들이 오해가 생기면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문제가 생겼던 것 같아요. 공백이 길다 보니 그런 문제점들만 남았고요. 그래서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자연스럽게 저희가 발전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아우라)
이들은 음악뿐만 아니라 음악 외적인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그러면서 지금은 팬들과 끈끈한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유튜브를 통해 일상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팔로우 미’(Follow Me) 리얼리티쇼나 팬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손으로 써주는 이벤트 등은 단순히 이미지 제고를 위한 차원이 아니라 그들의 진정성을 담은 하나의 채널이었다.
“간단한 소통 도구로 일상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대단한 것을 보여 드리는 게 아니라 소소한 보통 삶들을 공개하는 거죠. 음악 작업하는 모습, 신곡의 탄생 비화, 대기실 모습 등 각자의 생활을 보여주는 거예요. 주원 군의 음식 만드는 모습과 김치 군의 아버지까지도 출연했어요.(웃음)”(아우라)
“저희가 오래 쉬었다가 보니 그동안 기다려준 팬들이 정말 고마웠어요. 처음으로 팬 사인회를 열었는데 예정됐던 시간보다 2시간이나 초과했죠. 그래도 감사한 마음에 직접 손으로 편지를 써 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김치)
팬들과의 간절한 소통을 원했던 이들은 올 한해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5월에 칠레에서 다비치, 애프터스쿨, 유키스 등과 함께 케이팝(K-POP) 공연을 열고, 6월에는 새 미니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또 다른 가수와 콜라보레이션도 준비 중이다.
먼 훗날 지금을 떠올렸을 때 ‘추억’이 될 수 있는 가수(아우라), ‘워너비’처럼 항상 예의 바르고 착한 친구 같은 가수(우상), 음악이 나오면 들어보지 않아도 ‘얘네 음악 좋지’라고 불릴 수 있는 가수(호익), ‘개성 있고 뭔가 다른 가수’(주원), ‘더블에이 나온 데’라며 기대되는 가수(김치)로 기억되고 싶다는 더블에이.
직접 노래를 작사 작곡하는 것은 물론이고 안무를 꾸며 스스로 레슨하는 뮤지션, 댄스부터 팝 그리고 사이키델릭까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는 가수.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은 팬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때’가 왔어요. 1년 반 동안 준비한 것이 진짜 많거든요. ‘에네르기파’처럼 쫙 모아진 기를 보여 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우상)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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