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 설계기술 유출 공기업 직원 등 12명 적발

화력발전 설계기술 유출 공기업 직원 등 12명 적발

기사승인 2013-04-22 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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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화력발전소 설계용역 발주과정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이미 가동 중인 발전소 설계도면 등 기밀을 민간업체에 유출한 공기업 직원 등 1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22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한국남동발전 공사관리팀장 박모(45)씨 등 5명, W사 설계팀장 전모(49)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박씨와 전씨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한국전력기술의 영흥화력 발전소 3·4호기 설계 기술자료를 한국남동발전이 발주한 5·6호기 화력발전소 설계용역 입찰설명서 작성 및 설계용역 수행에 사용한 혐의로 H사 상무 염모(61)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기술 유출 및 사용 등 혐의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국남동발전, H사, W사 등 3개 법인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우리나라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공기업이다.

남동발전 공사관리팀장 박씨 등은 2009년 8월 5·6호기 화력발전소 설계용역을 남동발전과 수의계약(468억 원)한 H사에 한국전력기술의 3·4호기 화력발전소 설계기술 자료를 H사에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남동발전은 5·6호기 설계용역 공개입찰에 1∼4호기를 설계한 한국전력기술이 낮은 용역 단가 등 이유로 참여하지 않자 870㎽급 화력발전소 설계 경험이 없는 H사와 수의계약을 하고 유사한 방식의 발전소 설계도면 기밀을 H사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영흥화력 발전소 1·2호기(1994∼2004·각 800㎽급)와 3·4호기(2004∼2008·각 870㎽급) 설계용역은 한국전력기술이 각각 712억원, 415억원에 수행했다.

영흥화력 발전소 3·4호기 전기설비 하도급업체인 W사 설계팀장 전씨는 2009년 8월 5·6호기 전기설비 하도급업체로 다시 선정되자 보관해오던 한국전력기술의 3·4호기 전기설비 자료를 5·6호기 설계용역을 맡은 H사에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전소 5·6호기 설계용역사업 총괄담당자 염씨 등 H사 임직원 6명은 한국남동발전이 제시한 설계용역비 468억원으로는 용역 수행이 불가능한데도 남동발전으로부터 3·4호기 기술자료를 받는 '카피 플랜트' 조건으로 용역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수법으로 한국전력기술의 3·4호기 설계기술을 부정 사용해 H사가 설계한 5·6호기는 현재 80% 이상 공기가 진행돼 2015년 3월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흥화력 발전소 5∼6호기 설계용역비는 1∼4호기 설계용역 전례에 비춰볼 때 800억 원대에 달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남동발전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단가를 대폭 낮춰 민간업체에 수의계약을 한 뒤 필요한 기밀을 이 업체에 넘겨 용역수행을 돕는 등 발주처와 수주업체가 ‘윈윈’하는 방식으로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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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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