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 9’ 부산 예선 현장을 가다…모두가 승자 되는 ‘춤의 마력’

‘댄싱 9’ 부산 예선 현장을 가다…모두가 승자 되는 ‘춤의 마력’

기사승인 2013-04-23 09:27:00


[쿠키 연예] 너 아웃(Out) 나 인(In) ‘댄싱 9(나인)’, 그러나 부산 예선 현장에 패자는 없었다.

지난 21일 부산 우2동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케이블 채널 Mnet의 국내 최초 댄스 오디션 ‘댄싱 9’(연출 김용범)의 부산지역 오디션이 열렸다. 13일 서울 예선에 이은 두 번째 예선이었다.

지금까지 음악을 소재로 한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춤’만을 전면에 내세운 오디션은 ‘댄싱 9’이 국내 최초다.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는 일반인이 출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댄싱 9’ 과는 주인공이 다르다. ‘댄싱 9’은 일반인이 출연해 스타가 되는, 주인공이 만들어지는 무대다.

도전팀은 한국무용, 현대무용, 재즈 댄스, 댄스 스포츠, 스트리트 댄스, 케이팝 댄스 등 총 14개 부문 중 한 부문을 골라 지원할 수 있으며 동영상 테스트를 거쳐 예선 무대에 오른다. 예선 무대에서는 같은 부문에 지원한 5~9명이 사전에 자신이 선택한 지정곡에 맞춰 춤을 추고 그 중 심사위원의 눈에 띈 합격팀은 개별 자유곡 심사를 거친다.

합격팀이 추려지면 댄스 마스터의 훈련을 받게 되고 최종적으로 선택된 18명이 9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생방송 무대에 서게 된다. 최고를 가려내기 위한 9개의 관문이 펼쳐지고 우승한 최종 1팀에는 1억 원의 상금과 함께 3억 원 상당의 댄스공연 제작을 지원한다.

이날 부산 예선에는 동영상 테스트를 통과한 700여 명의 지원자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경연을 맞이했다. 지원 부문이 다양하듯 참가자들은 자신이 지원한 분야에 맞는 스타일을 연출하며 독특한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한국무용을 위해 한복을 입은 도전자부터 재즈 댄스를 위한 섹시한 재즈 의상, 케이팝 댄스에 어울리는 자유로운 의상과 헤어스타일까지 도전자들의 스타일은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생각하게 했다.



이용우, 박지우, 우현영, 박지은 등 4명의 댄스 마스터와 김학수, 조희영 등 2명의 특별심사위원이 단상 위 채점 석에 자리 잡자 드디어 경연이 시작됐다. 춤 부문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도전자들은 한 무대에 함께 서서 동일한 노래로 1분에서 3분 안에 모든 것을 쏟아내야 했다. 3X3 빙고판을 연상시키는 9칸의 공간에서 도전자들은 서로 다른 끼를 과감하게 표출했다. 비슷할 것 같지만 모두 다른 도전자들의 춤은 심사위원에 의해 선택되기도 했고 그렇지 않기도 했다.

케이팝 부문에 도전한 초등학교 4학년 손경민 양은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옛날부터 좋아해 2주간 열심히 연습했다”며 합격을 기대했고, 동갑내기 친구 한예준 양도 “꼭 예선을 통과해서 서울에 올라가고 싶다”며 어린아이 같지 않은 당찬 눈빛을 보였다.

댄스 스포츠 부문에 지원한 중학교 1학년 동갑내기 황진선 양과 김휘은 양은 “학원 선생님이 나가 보라고 추천해 주셔서 오디션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서로 파트너로 연습한 것은 1년이 지났고 그전부터 꾸준히 준비를 해 왔다”고 얘기했다. 프로선수가 꿈이라고 말한 이들은 여드름이 살짝 난 앳된 중학생이었지만, 열정은 누구 못지않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독특한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부산 해양경찰서 3001함에서 상경으로 군 복무 중인 21세 강성욱 씨는 “군대에서 우연히 ‘댄싱 9’ 모집 광고를 보고 ‘설마 내가 되겠어?’하는 마음에 동영상을 올렸는데 통과했다”면서 “휴가를 내서 예선 현장에 오게 됐고 끝나고 바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욱 씨는 현대무용 부문에서 1차 지정곡 오디션을 통과해 2차 자유곡 오디션까지 거쳤다. 합격자는 오는 5월 개별 통보되기 때문에 다음 테스트에 올라 휴가를 또 내야 할지 군 복무에 전념해야 할지는 아직 모른다.



댄스가 갖는 매력이라면 춤은 삶의 애환을 몸동작으로 풀어내는 것이고 그 몸짓 속에 정신이 담겨 어느 순간 한을 풀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상들은 희로애락의 순간마다 술과 함께 흥겨운 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몸을 흔들었다. ‘댄싱 9’ 역시 기본적으로 흥겨움을 지향한다. 흥겨움의 자리에서 승자와 패자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흥겹게 즐겼다면 떨어져도 That’s okay 다.

댄스 스포츠 부문에 참가해 아쉽게 탈락한 대학교 1학년 김미진 씨는 “초반부에 긴장을 많이 해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지만 신나게 무대를 즐겼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시원한 모습을 보였다. 탈락해 집으로 간 사람도 통과해 2차 오디션을 본 사람도 ‘울음’이나 ‘원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연출을 맡은 김용범 PD는 “같은 노래로 다양한 장르의 춤을 보여 드릴 수 있는 게 재미있다. 노래 오디션은 동시에 진행할 수가 없는데 한 노래로 여러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춤이 매력적이다”라며 춤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김 PD는 “주변 사람들이 ‘춤 오디션이 되겠어?’라며 춤 자체에 대해서 비하하는 사람과 함께 춤이 너무 어려워서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두 부류가 일반적이었다. 주변에 춤추는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춤 인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었다”며 “그렇지만 재능 있는 춤꾼들이 참 많았고 이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스테이지가 필요해 이번 오디션을 준비했다. ‘춤계의 버스커버스커’를 찾아내고 싶다. 기교보다는 숨겨진 끼가 중요하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춤을 통해 울고 웃고 즐기고, 춤은 본래 그러했다. 그 춤을 추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된 ‘댄싱 9’. 비록 오디션에 떨어졌더라도 그들을 위한 무대가 생겼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도전자 모두에게 분명 희망적인 일일 것이다.

너도 인(In) 나도 인(In) ‘댄싱 9(나인)’, 부산 예선 현장에 패자는 없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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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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