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1000만 원 넘게 들여 설치한 ‘종이등’ 이 멋스러움은 물론이고 시민 안전까지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프로그래머 해임문제로 내홍을 겪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했다. 그 결과 지난 25일 개막한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다양한 독립ㆍ예술영화 상영 및 갖가지 이벤트로 전주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까지 불러 모으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설치된 ‘종이등’ 때문이다. ‘종이등’이란 백열등 전구의 겉 부분을 육각 기둥의 종이곽으로 감싼 것으로 현재 영화의 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약 1800만 원의 비용을 투입해 700여 개의 한지등과 종이등을 달았지만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면서 일부 전등의 경우 겉 부분을 감싼 종이곽이 떨어진 상태다. 특히 우려스러운 곳은 종이곽이 떨어지며 전구만 달랑 걸린 상태로 매달려 있는 구역이다. 비록 종이곽이라도 바람에 흔들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행인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지난 25일과 29일은 비까지 내려 누전사고의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철민 전주국제영화제 기획운영실장은 “방수 소켓을 사용해 누전 위험은 전혀 없으며 종이곽 역시 떨어져도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누전이 되더라도 자동으로 차단기가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주말 충분히 보수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주말에는) 보수를 못했고 오늘은(29일) 비가 와서 보수를 못하고 있다”며 “내일(30일)은 전등의 겉 부분과 안전에 위협되는 부분을 꼭 보수하겠다”고 전했다.
안전뿐 아니라 멋스러움 역시 사실상 ‘종이등’은 영화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약 1800만 원의 비용을 메인 스폰서인 다음(Daum)이 전액 후원하며 종이곽에는 다음 로고가 절반이나 들어갔기 때문이다. 멋스러움까지 사라진 종이등을 본 시민들은 없으니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전주에 사는 박세웅(27) 씨는 “(전등이)설치된 것을 지금 처음 봤는데 있는 줄도 몰랐다”며 “종이곽이 빠져 있으면 예쁘지도 않고 위험할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임해강(27) 씨도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갔는지 몰랐다”면서 “많은 돈을 들여 만들었는데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사전 테스트를 충분히 거쳤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염려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준비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리의 철저함이다.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300여 개에서 2배 이상 늘어난 700여 개의 한지등과 종이등은 지금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심기일전’ 하겠다고 밝힌 전주국제영화제가 작은 문제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떨어진 신뢰와 권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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