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잠실야구장에 불이 꺼졌다. 프로야구 관객 800만 시대에 걸맞지 않은 후진적 행정이란 평가다.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경기가 벌어진 30일 오후 8시29분쯤 잠실벌엔 원인 모를 어둠이 찾아왔다. KIA가 5-3으로 앞서고 있던 시점이었고, 6회초 공격 직전 클리닝 타임 때였다. 전광판에선 한참 남녀 커플간 사랑의 프러포즈가 이뤄졌던 시점이었는데, 조명탑 전광판 기자실 등의 전기가 한꺼번에 나갔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잠실야구장의 차단기가 내려가 일시에 정전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전 설비와는 관련이 없고, 잠실야구장의 자체 전력시설의 노후화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팬들은 당황하기보다 라이터를 켜며 잠시나마 암흑을 즐겼다. 1루측 두산 팬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시작한 ‘깜빡 깜빡’ 불꽃 행렬은 3루측 KIA 관중석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KIA 응원단은 남행열차를 부르며 응원을 했고, 이에 두산 팬들은 아파트를 부르며 화답했다.
정전 사태는 23분가량 지속되다 오후 8시52분 그라운드에 모든 조명이 들어오면서 해결됐다.
잠실구장 조명에 문제가 생긴 건 올 시즌 들어 두 번째다. 지난 4일 두산과 SK의 5회말 내외야 조명탑의 전구 일부가 갑자기 꺼져 2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국내 프로야구장에 정전은 이미 팬들에게 익숙하다. 노후된 구장 시설 탓이다. 2011년 4월엔 대구 구장에서 삼성과 두산 경기 당시 50분간 정전이 이어져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진행되던 경기를 접고 다음날 경기를 재개한다는 조치였다.
네티즌들은 “관중 800만이 들어오면 뭐하나 조명 때문에 경기도 못하는데”라거나 “미국 MLB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야구위원회회(KBO)의 부실 행정을 성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나성원 조성은 수습기자 mainport@kmib.co.kr
[인기 기사]
▶ 색소폰 불고 곶감 먹고 어린이와 눈인사하고… 노무현 미공개 사진
▶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신당에 왜 발끈했을까
▶ 27개월 ‘지향이’ 의문의 죽음에 분노한 네티즌… 26세 엄마 신상털기
▶ “이래서 라면 상무가…” 포스코 웹툰 구설수
▶ “北 경비원이 잘 갔다오라는 말에 코 끝 시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