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악성 다중채무자가 2년 6개월 새 42만여명 이상 늘어 13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총 채무액도 급증했다. 악성 다중채무자의 총 대출규모는 2년 6개월 새 34조원에서 57조4000억원까지 2배 이상 늘었다.
다중채무 금액에서 50대 이상 고연령 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50대 이상 다중채무자가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금액 비중은 2010년 39.6%에서 지난해말 42.1%로 확대됐다. 반면 30대 이하는 같은 기간 21.3%에서 20.2%로 줄었다.
한은은 50대 이상 악성 다중채무자가 급증한 원인을 ‘자영업 대란’에서 찾고 있다. 50대 이상 퇴직자가 창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자영업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고, 이들의 자금 수요가 다중 채무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저신용자이거나 소득 대비 부채규모가 커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연령 대출자일수록 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다”며 “이는 최근 다중채무자 부채의 질이 저하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나성원 수습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