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야인생활 해보니, 정치권 변화 더디더라”, 9년만에 원내 복귀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

[직격인터뷰] “야인생활 해보니, 정치권 변화 더디더라”, 9년만에 원내 복귀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

기사승인 2013-05-03 15:39:01


[쿠키人터뷰] 9년 만에 국회에 복귀한 새누리당 이완구(3선) 의원은 거침이 없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에 찬 목소리에서 충남지사로 쌓은 경륜과 야인 생활로 다져진 내공이 느껴졌다.

이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많이 변했으면 좋겠는데 (변화를)못 느끼겠다”며 “정치권이 변화에 더디다는 것을 야인 생활 해보니 알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반 등원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경고이고, 그 본질은 변하라는 것”이라며 “안철수 현상은 파괴력이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안 의원이 잘만 한다면 정치권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며 ‘메기론’을 폈다. 민물에 풀어놓으면 스스로 잘자라는 메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안 의원의) 콘텐츠가 무엇인지 명확히 얘기하는 사람도 없고 실천 프로그램을 아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언론이 왜 이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장기간에 걸쳐 시행착오를 범해가면서 쌓인 겹겹의 내공 속에서 큰 정치인이 태어난다”면서 “어느 날 갑자기 산신령처럼 나타나는 것은 거품이다. 그동안 인기 거품속에 빠져 허우적댄 정치인이 얼마나 많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안 의원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선배 정치인으로서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우려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상당한 시행착오와 함께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의원은 “상당히 민감한 얘기이고 처음 말하는 것”이라며 잇따른 인사실패로 곤욕을 치른 청와대를 향해 뼈있는 말을 건넸다. 그는 “도지사에 당선된 뒤 전임 심대평 지사의 비서팀을 하나도 안 바꾸는 전략을 썼다”면서 “당이 다른 입장에서 판공비와 일정이 상대당에 흘러가게 돼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보안 유지를 위해 전 정권의 인사담당 실무자까지 전부 바꿔 검증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충남도지사 시절 이명박 정부로부터 도·감청, 검찰 내사, 총리실 사찰 등을 당했다며 그런 시각으로 평가한 이명박 정부의 존안 자료는 (박근혜 정부가) 활용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래 굉장히 건강한 체질인데 도·감청 당하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혈액암에) 걸렸는지도 모른다”며 “그래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게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언론이 자신을 ‘충청권 맹주’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충청도에 치우쳐 좁게 정의하는 것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며 “중앙으로 비상해 전국적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 “당의 단결과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역할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고,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나를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하는데 대통령의 철학과 인간적 매력 때문에 좋아하는 것일 뿐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기 전대론에 대해 “1년 정도는 강력하게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해 당에 변화를 주면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서도 “북핵, 일본우경화, 글로벌 경제위기 등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기업인은 불확실한 천당보다 확실한 지옥을 더 선호한다”면서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로서 방향을 제시해줘야 경제도 살아나고 투자할 마음이 생긴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사태는 “북에 대한 설득의 한계, 물질적 지원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것으로 향후 남북관계의 시금석이 될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유동근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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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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