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자사상표(PB)를 부착해 내놓은 ‘통큰 초코파이’ 생산을 롯데제과에 맡겼다.
롯데제과가 생산한 통큰 초코파이는 오리온 초코파이보다 수량을 6개나 늘렸지만 가격은 7200원으로 동일하게 정했다. 일종의 물량 공세인 셈이다. 롯데마트는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품업계에선 ‘통큰 초코파이’ 생산을 롯데제과에 맡긴 건 일종의 내부자 거래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계열사인 롯데제과를 통해 PB제품을 만들면서 중소업체의 유통과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자는 PB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보통 PB상품의 경우 관련 분야 3~4위 업체나 중소기업과 협력해서 만들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통해 PB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자기들끼리 다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업계 일각에선 시장 1위 제품에 대해 유통업체가 협상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농심 신라면, 오리온 초코파이 등은 시장에서 절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들의 경우 제조업체에게 절대 갑(甲)인 유통업체도 협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달 28일 AC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코파이 시장 점유율은 오리온 초코파이가 77%로 1위를 차지했다. 롯데제과 초코파이와 크라운 초코파이는 각각 19%와 2%에 불과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초코파이 매출도 오리온 초코파이가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초코파이 시장은 다른 제품들과는 다르게 1등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군이라 시장 잠재력을 감안해 PB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다만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업체가 다양하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다보니 부득이 롯데제과로 부터 상품을 공급받게 됐을 뿐 절대 내부거래 차원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