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남양유업 본사 영업담당자가 대리점주를 협박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갑의 횡포’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업체 20여곳을 조사할 예정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횡포가 알려지면서 유통상인들을 중심으로 식품업체들이 관행적으로 해왔던 ‘밀어내기’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소상인들을 중심으로 남양유업 불매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중소상인들의 모임인 전국유통상인연합회는 식품업계에서 불공정행위를 일삼아 온 업체들을 공정위에 신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회 측은 “밀어내기와 떡값 요구 등이 남양유업 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횡행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고를 검토 중인 업체로는 대림, 사조, 농심 등 20여개 업체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등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3개 팀을 구성해 서울우유와 한국야쿠르트, 매일유업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는 남양유업 사건을 계기로 유업계는 물론 전체 업종의 ‘밀어내기’ 관행에 대하 기획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남양유업 사태를 언급하며 “공정위가 기업과 기업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공정위가 그동안 기업과 소비자 간에 관계에 집중해 온 경향이 있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기업 간의 관계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또 ‘솜방망이 처벌’ 지적을 받지 않도록 불공정 거래 사건을 검토할 때 면밀하게 조사해 엄정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매운동도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 점주들이 모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협의회는 “남양유업은 진심을 담아 대국민 사과를 하라.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대표이사 명의의 형식적 사과로는 부족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임직원을 징계해야 한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회원수가 1만5000여명에 달하는 협의회가 불매운동을 공식 선언한 만큼 남양유업이 받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문제가 되고 곪아왔던 것이 터졌기 때문에 한동안 남양유업은 신뢰를 되찾기 힘들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문 등 국민과 정부에 대해 진심을 담은 노력을 보여야 사태가 수습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세정 이성규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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