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해양경찰서는 13일 이웃집 주민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57)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일 오후 10시45분쯤 동해시 묵호항 자신의 집에서 이웃 주민인 임모(68·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10차례 때린 뒤 인근 묵호항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1999년 6월 절도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김씨는 당시 자신을 고발한 사람이 임씨라는 소문을 듣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사건 당일 오전 10시쯤 임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인 뒤 이날 오후 10시까지 막걸리 5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임씨가 술에 취하자 미리 준비한 둔기를 꺼내 머리를 10차례 때려 의식을 잃게 한 뒤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 2층 계단에서 임씨를 굴러 떨어뜨렸다. 김씨는 임씨가 숨지지 않자 임씨를 리어카에 싣고 자신의 집에서 450여m 떨어진 묵호항 부둣가로 이동한 뒤 리어카와 함께 임씨를 바다에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김씨의 집안에서 발견된 메모장에는 ‘2013년 乙未年(을미년) 4월(5월을 4월로 착각) 7일 화요일. 아침 10시~12시까지 막걸리 5통. 내 ○○(둔기)으로 죽임. 임씨(사망) 숨을 쉬고 있는 채로 리어카에 실어 기름탱크 선착장에 밀어 넣음. 12시10분쯤. 앞에 앉아 그 모습 보며 담배 한 개피 피웠음.’이라는 범죄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특히 김씨는 바다에 빠져 정신을 차린 임씨가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담배를 피우면서 이를 지켜보며 ‘잘 가라’고 말하는 등 반인륜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씨는 임씨를 폭행하기 전 ‘네가 나에게 사형 당한 뒤, 나는 경찰에 의해 사형 당하겠다’고 말하는 등 잔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년 전 뇌졸중으로 몸이 불편한 김씨가 피해자를 제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많은 양의 술을 임씨에게 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웃을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담담하게 범행 일체를 자백하는 모습에 잔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동해해경은 지난 8일 오전 7시39분쯤 동해시 묵호항 내항에 정박한 어선 사이에서 숨진 임씨를 발견,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지난 8일부터 묵호항 인근에서 잠복수사를 하던 중 범행 현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김씨의 집으로 찾아가 추궁을 하던 중 노트를 집안에서 발견,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