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다 수상해” 윤창중 성추행 왜 보고 안했을까… 靑 홍보수석 늑장보고 전말

“수상하다 수상해” 윤창중 성추행 왜 보고 안했을까… 靑 홍보수석 늑장보고 전말

기사승인 2013-05-14 19:34:01


[쿠키 정치]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사진)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함구한 채 보고하지 않는 바람에 미국 현지에서 ‘청와대 대책회의’까지 소집됐던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 수석은 대책회의에서 다른 청와대 참모들의 질책을 받은 뒤에도 8시간이나 지난, 사건 발생 26시간 만에야 박 대통령에게 사태 전말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이 수석이 늑장보고를 넘어 박 대통령 방미 기간 내내 이번 사건을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 수행 차 세 번째 기착지였던 로스앤젤레스(LA)에 온 최영진 주미 대사는 8일(현지시간) 밤 숙소인 리츠칼튼호텔 자신의 방에서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을 불러 “윤 대변인이 대사관 인턴 여성을 오늘 새벽 성추행하려 했다는 신고가 미국 경찰에 접수됐다. 아직 홍보수석이 대통령한테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최 대사의 말을 듣고 사건을 처음 접한 청와대 참모들은 깜짝 놀라 “비행기 안에서 안 보이던데, 대변인은 어디 갔느냐”고 수소문했다. 이 수석은 이날 밤 박 대통령의 LA지역 동포간담회 행사에 참석했다 뒤늦게 대책회의가 열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최 대사가 “아직 대변인 귀국 사실도 안 알린 것이냐”고 이 수석에 ‘항의’하자 다른 청와대 수석들도 “왜 그런 엄청난 일을 대통령한테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수석은 “워싱턴에선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앞둔 터라 차마 보고하지 못했다”면서 “비행기에서도 경황이 없어 말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기자단 브리핑 때문에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조원동 경제수석은 다음날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 내용을 처음 알게 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 대책회의’가 열린 시간은 미 서부시간 오후 9시쯤으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벌어진 때(미 동부시간 오전 6시쯤)로부터 18시간이 지난 후였다. 최 대사가 ‘대책회의’를 소집하지 않고 다음날 윤 전 대변인의 돌연 귀국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이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더 늦게 보고했거나 아예 보고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수석은 대책회의를 끝낸 지 8시간 가까이 지난 귀국 당일 이른 아침까지도 대통령 보고를 미룬 채 기자들에게 “윤 대변인의 귀국은 개인사정”이라고 얼버무렸다. 결국 박 대통령은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나서야 사태 전말을 보고받고 경질을 지시했다. 이 수석이 워싱턴에서 즉각 박 대통령에게 사건을 보고했다면 신속한 조치가 취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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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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