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군 개입설 보도' 채널A 젊은 기자들의 반성문 “게이트키핑 재고할 시점”

'5·18 북한군 개입설 보도' 채널A 젊은 기자들의 반성문 “게이트키핑 재고할 시점”

기사승인 2013-05-20 17: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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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채널A 주니어 기자들이 “보도국의 게이트 키핑 능력 자체가 재고돼야 할 시점”이라고 소속사를 비판했다. 자사 방송이 지난 15일 북한군 게릴라라고 밝힌 가명의 인물을 내세워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북한 특전사가 개입했다고 보도한 데 대한 반성이다.

한국기자협회보는 20일 인터넷 기사에서 “채널A 공채 1기 7명 기자들이 사내 게시판에 5·18 보도와 관련 메인 뉴스를 통해 사과해야 한다며 자기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회보에 인용된 1기 기자들의 성명서는 “5·18 광주항쟁 때 북한군의 개입 진실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렇게 논란이 큰 기사가 빈약한 팩트로 사실인 양 보도될 수 있느냐”면서 “인터뷰만으로 5·18 북 개입설 기사가 보도되기엔 관련 주제가 너무 무거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타 일간지와 인터넷 언론에는 연일 채널A를 비판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일각에선 방송사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며 “채널A 구성원 상당수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진정성을 담은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안 그래도 열악한 채널A 기자들의 취재여건이 더 열악해졌으며, 채널A의 평판은 땅으로 떨어졌다”며 “폄훼 아닌 진실 규명이 목적이라는 해명기사로는 상처받은 광주 유가족을 위로할 수 없다”고 했다. 결론으로 이들은 “급급한 해명보다 진실한 사과가 사태를 가라앉힐 수 있다”고 호소했다.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 특전사로 광주에 있었다고 주장한 가명의 인물을 내세워 북한 특수부대원이 1980년 5월21일 배를 타고 인근 바닷가에 도착해 시민군 행세를 했다는 취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광주 항쟁에서 북한 개입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신군부의 당시 주장이었으며, 이는 1990년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유죄 확정 판결 당시 법정에서 실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파장이 커지자 자회사인 동아일보는 스스로 채널A 보도를 부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동아는 18일자 1면에서 인요한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의 인터뷰를 통해 “광주 시민이 북한의 지시를 받고 협조했다는 건 광주시민을 모독하고 한 번 더 죽이는 것”이라며 “(시민군은) 아침에 반공 구호를 외치고 (시위를) 시작했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인 소장은 1980년 당시 광주에서 시민군과 외신 기자들 사이의 인터뷰 통역을 맡은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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