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매출 부진으로 편의점 문을 닫으려던 50대 점주가 이를 반대한 본사 직원 앞에서 수면유도제 40알을 삼켰다. 이 점주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용인 동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도 기흥 한 상가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하던 A씨(53)가 본사 직원과 폐업 시기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인근 약국에서 구입한 수면유도제 40알을 삼켰다고 밝혔다.
수면제는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지만, 수면유도제는 약국에서 바로 구입이 가능하다. A씨는 함께 있던 CU 직원과 함께 수원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17일 오전 10시30분쯤 숨졌다. 경찰은 사인으로 A씨가 심근경색을 앓아왔다며 ‘병사’로 처리했다. 자살 기도로 보기엔 애매해 ‘변사’는 아니라고 경찰은 밝혔다.
문제는 A씨가 왜 CU 직원과 함께 약국으로 달려가 수면유도제 40알을 한꺼번에 삼켰냐는 점이다. CU측과 인근 상인들 사이의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CU 관계자는 “고인이 지난 8일 내용 증명으로 ‘이달 내 폐업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회사는 지난 16일 직원을 보내 ‘23일까지 폐업처리 하겠다’고 했다”면서 “A씨가 신속히 폐업시켜 줄 것을 요구해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변 상인들은 ‘갑을 관계에서 나온 사고’라고 말한다. 편의점 인근에서 영업하는 한 상인은 경인일보에 “김씨가 편의점 초기 투자금으로 4000만원 가까이 내고 들어온 걸로 아는데, 본사에서 계약 해지 위약금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내놓으라고 해 무척 힘들어했다”면서 “본사 직원과 협상 과정에서 위약금이 수천만원대로 하향 조정됐지만, 해당 직원이 결재가 2~3개월 걸린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미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에 대해 입장을 나타내길 거부했다. 하지만 편의점 업주들이 본사의 프랜차이즈법 악용에 분노해 여러 차례 진정을 제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남양유업 배상면주가에 이은 또다른 갑을 관계에서 빚어진 사고로 보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CU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브랜드로 원래는 보광훼미리마트가 맡았다. 회장은 홍석조 전 남부지검장으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이다. CU는 국내 편의점 1위지만 지난해 상표를 훼미리마트에서 ‘CU'로 바꿔 업주들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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