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프로야구 ‘아나운서 물벼락’ 논란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선수의 과도한 세리머니를 사과하면서도 선수 전체를 모욕하는 방송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수들의 인성을 운운하는 방송 제작진의 반응에 발끈한 것이다.
선수협은 27일 보도 자료를 내고 “선수의 과도한 세리머니를 사과한다. 봉변을 당한 아나운서와 해당 방송에도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협회는 예상치 못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세리머니를 비롯해 야구팬들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들을 자제하도록 의견을 모으고 재발방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선수협은 “(물벼락) 세리머니를 이유로 해당 선수를 인신공격하고 야구인과 선수 전체를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야구 관계자나 언론사 등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분들이 인성교육과 실력을 운운하면서 선수 전체를 무책임하게 비난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선수협이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한 부분은 물벼락을 맞은 아나운서 소속 방송사 제작진의 격한 반응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끝난 뒤 KBS N스포츠가 수훈 선수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정인영(28) 아나운서는 끝내기 안타로 팀에 승리를 안긴 LG의 정의윤(27)을 인터뷰하다 투수 임찬규(21)가 축하의 의미로 뿌린 물을 뒤집어썼다.
정 아나운서는 물기를 닦고 곧바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생방송으로 이 장면을 목격한 야구팬과 네티즌들은 임찬규에게 힐난을 퍼부었다. 통상 축하를 받아야 할 선수에게 향하는 ‘물벼락’을 정 아나운서에게 직접 겨냥했고 마이크 등 방송장비가 물에 젖을 경우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야구팬과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상황의 당사자로 볼 수 있는 방송사 측 관계자가 선수의 인성을 거론하면서 상황은 뒤집어졌다. 정 아나운서와 같은 방송사의 김성태 PD는 트위터에 “야구 선수들에게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축하는 당신들끼리 하든가. 너희가 야구를 하는데 누가 방해하면 기분이 좋으냐”고 적었다. 정 아나운서를 걱정한 발언이었지만 격한 어조로 선수 전체를 비난한 탓에 여론의 역풍을 부르고 말았다.
네티즌들은 “선수 전체를 매도할 문제는 아니었다”거나 “스스로 감정 조절을 못하면서 선수의 인성을 거론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김 PD를 겨냥했다. 선수협은 “야구인과 선수 전체를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야구계에 대한 도가 넘는 비난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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