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과속 운전을 하다 차선을 무리하게 변경해 옆 차선 차량을 마주 오던 차량과 사고가 나게 하고 운전자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박모(31)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4월 20일 오후 11시55분쯤 벤츠 승용차를 운전해 서울 압구정동 동호대교 남단 압구정 고가 2차로에서 과속 주행을 하다 급히 차선을 바뀌던 중 1차로를 달리던 A(32)씨의 K5 승용차와 충돌한 혐의다. 이 때문에 중앙선을 넘은 A씨의 차량은 맞은편에서 오던 B(32)씨의 카니발 차량과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B씨도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당시 박씨와 A씨 차량의 속도는 시속 120~130㎞로 규정 속도인 60㎞의 2배나 됐다. 두 사람 모두 술은 마시지 않았다.

경찰 조사 당시 박씨는 K5가 먼저 차선을 넘어와 충돌했기 때문에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사고 차량에는 블랙박스도 없어 A씨에게 사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사건은 마무리 될 뻔했다. 하지만 수상히 여긴 경찰이 목격자를 찾고 차량의 충돌부분, CCTV를 확보한 뒤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하자 박씨는 “내가 먼저 차선변경을 하다 사고를 냈다”며 범행을 실토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