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쪽지 장난 아니게 많이 와요” 가출소녀 인권 실태 조사해보니

“조건만남 쪽지 장난 아니게 많이 와요” 가출소녀 인권 실태 조사해보니

기사승인 2013-06-05 17: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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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조건(만남)쪽지는 진짜 장난 아니게 많이 와요. 가면 17만원 11만원 이렇게….”(수희·가명·16)

“가출을 ‘제대로’ 봐주셔야 해요. 대부분 집안에 사정이 있거나 안 좋은 일이 있거나 해서 나와 있는 거니까요.”(수진·가명·18)

“쉼터보다는 오토바이족들과 있을 때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는 거예요. 쉼터가 소속감을 주지 못하는 거죠.”(민가영·서울여대 교양학부 조교수)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여성가출청소년 인권상황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4개월간 가출 경험이 있거나 현재 가출중인 16~19세 여성청소년 10명을 심층인터뷰 한 결과다.

인권위에 따르면 여성 가출 청소년들은 공통적으로 엄마가 없거나 엄마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경제적 여건 상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경우에 처해있었다. 10명 중 3명은 집안일이 지겨워 나왔다고 했다. 특히 편부가정의 경우, 어린 청소년들에게 엄마의 역할인 가사 노동과 성적인 측면이 강요되고 있었다.

가출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만든 쉼터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찜질방이나 남자친구 집에 머물고 싶어 했고, 쉼터를 수용소로 기억하고 있었다. 쉼터에선 휴대폰 사용금지, 흡연금지,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 외박 금지 등 규율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김은실 교수는 “가출 청소년에게 집은 노동과 폭력, 무관심의 공간인 경우가 많다”며 “모범생 학생에 맞춰 설계된 쉼터가 정작 가출 청소년들에게 외면 받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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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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