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케이팝 대표 걸 그룹 소녀시대가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투어에 나선다. 이에 앞서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3 걸스 제너레이션 월드 투어 걸스 앤 피스’(2013 GIRLS’ GENERATION WORLD TOUR GIRLS & PEACE)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위대한 도전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국내 단독 콘서트이기도 했다.
9일 열린 콘서트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1만여 팬들이 빈틈없이 자리를 메워 ‘역시 소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만들었다. 국내에서 걸 그룹이 체조경기장 1만여 좌석을 채우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티켓파워뿐만 아니라 소녀시대는 공연을 통해 데뷔 7년 차 가수의 성장한 모습을 한껏 보여줬다.
오후 4시 10분에 시작한 공연은 앙코르 무대까지 포함, 멤버 전원이 90도 허리 인사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오후 6시 50분까지 체조경기장은 뜨거운 함성과 핑크빛 야광봉 물결로 가득 찼다. 소녀시대는 160분 동안 단 한 곡을 제외한 27곡의 무대를 자신들의 노래로 가득 채우며 그동안 쌓아온 이력이 만만치 않음을 입증했다.
‘훗’(Hoot)으로 시작한 공연은 ‘더 보이즈’(The Boys)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댄싱 퀸’(Dancing Queen) 등의 최근 노래는 물론, ‘베이비 베이비’(Baby Baby) ‘키싱 유’(Kissing you) ‘힘내’ ‘다시 만난 세계’ 등 상대적으로 데뷔 초반에 선보인 노래까지 모두 담아냈다. 또한 ‘애니멀’(Animal) ‘티오피’(T.O.P) ‘플라워 파워’(Flower Power) ‘파파라찌’(Paparazzi) 등 일본에서 발매한 정규앨범 수록곡 무대도 선보였다.
공연은 노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대장치를 활용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메인 무대 바로 앞에 설치된 분수대는 여러 세기의 물 높이를 활용해 다양한 분수쇼를 연출했고, 소녀시대 멤버들을 형상화한 홀로그램 영상과 무대는 실제 소녀시대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에 더해 지름 3.6m 높이 1.8m의 대형 케이크가 메인 무대에서 중앙 무대까지 이동하는 구성은 동화 속 장면과 같은 그림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흰색 드레스부터 빨간색 요정 옷, 스포티룩까지 총 7벌의 의상을 갈아입으며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 소녀시대가 가장 큰 볼거리였다.
사실 160분 동안 걸 그룹이 브릿지 영상 시간을 제외하고 노래를 부른다는 게 보통일은 아니다.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열정적인 퍼포먼스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소녀시대는 거의 모든 곡을 라이브로 소화하며 성장한 노래 실력을 확인시켜 줬다.
그러나 소녀시대는 일부 댄스곡과 일본곡에서는 AR(반주에 가수의 목소리가 일부 녹음된 레코드)을 이용해 무대를 이었다. 물론 과격한 안무와 퍼포먼스, 쉼 없이 달리는 공연 콘셉트 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라이브가 생명이 돼야 하는 콘서트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또한 콘서트의 매력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 대신 사전에 잘 기획돼 정해진 순서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공연장 분위기는 TV프로그램 음악방송과 차별점을 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팬을 고려한 선택이었겠지만 한국곡과 일본곡이 번갈아서 반복되는 구성 역시 노래의 집중을 방해하는 한 요소였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멤버들의 음정은 다소 불안해졌고 마지막 앙코르 무대에서는 인이어(가수들이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귀에 끼우는 스피커 장치)가 불안했는지 박자가 어긋나기도 했다.
이외에도 브릿지 영상이 다소 길어지며 공연 몰입도를 떨어트렸고, 몇 번 없던 멤버들의 멘트는 큰 임팩트 없이 중구난방으로 튀어 어수선한 느낌을 줬다.
소녀시대의 월드투어는 단순히 어느 한국 그룹이 이곳저곳 가본다는 느낌이라기보다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소녀시대와 케이팝을 곳곳에 알린다는 의미에 가깝다. 물론 첫 도전이기에 여러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미비점을 보완해 무대에 선다면 세계 팬들은 더 큰 박수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대성 인턴기자 worldswithin@kukimedia.co.kr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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