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겨 연말까지 서귀포시 알뜨르 비행장과 셋알오름 동굴진지 등 등록문화재를 중심으로 도전역에 있는 일제군사시설 종합정비 및 활용계획을 마련한다고 16일 밝혔다.
일제는 제주도를 환태평양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판단, 태평양 전쟁 말기에 주민들을 동원해 섬 곳곳에 비행장, 고사포진지, 격납고, 지하벙커, 지하동굴진지 등 군사시설을 구축했다. 1945년 당시에는 제주에 최대 7만5000여명의 일본군이 진주해 온 섬을 요새화하기도 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185만㎡ 규모의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가 중국 공격을 목적으로 조성한 군사시설이다. 현재 19개의 비행기 격납고가 남아있다. 이 격납고는 소위 ‘가미카제호’로 불리는 자폭용 비행기를 숨겨놓기 위한 용도였다. 활주로 주변에는 일본군 통신시설로 추정되는 지하벙커가 있다. 너비 28m, 길이 35m 규모다.
셋알오름에 구축한 동굴진지는 내부 구조가 바둑판형으로 전체 길이가 1220m, 폭과 천장 높이가 2∼5m로 소형 차량의 운행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갱도진지다. 대규모의 병력과 군수물자를 비축하는 목적으로 조성됐다.
동굴진지는 제주시 사라봉, 어승생악, 서귀포시 가마오름, 송악산 등에 산재해 있고 제주시 서우봉, 서귀포시 일출봉, 송악산 등 해안에는 해안 특공기지가 있다
현재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도내 일제 군사시설은 송악산, 사라봉, 어승생악, 가마오름, 우도봉, 셋알오름, 일출봉 해안, 송악산 해안의 동굴진지와 비행기 격납고,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지하벙커, 셋알오름 고사포진지 등 13건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