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받은 교육부 직원 판사 착오로 5000만원 벌금 면해

뇌물받은 교육부 직원 판사 착오로 5000만원 벌금 면해

기사승인 2013-06-17 14: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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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사학 비리의 황제’로 유명한 이홍하(74)씨로부터 뇌물을 받아 기소된 공무원에게 판사가 착오를 일으켜 벌금을 부과하지 않은 사실이 항소심에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항소 1부(부장판사 최인규)는 17일 서남대 설립자인 이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교육부 전 직원 양모(3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2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뇌물수수 혐의에 따라 당연히 부과해야할 벌금 5000만원에 대해서는 선고를 유예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벌금 선고유예 결정의 이유는 1심 재판부의 착오에서 비롯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2단독 김호석 판사는 지난 4월 양씨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2200만원만 선고하고 뇌물죄에 함께 부과해야 할 벌금형은 선고하지 않았다.

뇌물죄로 기소된 범죄자에게는 수뢰 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倂科)해야 하는 법 조항에 따라 양씨는 징역형, 추징금과 별도로 벌금형까지 선고 받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양씨만 항소하고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만 항소하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원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양씨에 대해 징역 2년에서 징역 1년 6월로 감형하고 대신 벌금 5000만원을 추가로 선고했다.

그러나 선고된 벌금 5000만원이 감형된 징역 6월보다 무거울 수 있다는 논란의 소지를 감안해 재판부는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양씨는 별다른 사고 없이 2년을 지내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1심 재판부의 판결 착오와 검찰의 항소 포기로 벌금을 내지도 않고 감형까지 받게 된 셈이다.

양씨는 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회계감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씨에게 총 4∼5차례에 걸쳐 모두 2200만원을 받고 사학 감사정보를 알려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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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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