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공약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A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 폐쇄 업무를 추진할 국무부 특사로 클리포드 슬로언(사진)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번 인선은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공화당의 끈질긴 반대로 지지부진했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것으로 향후 상황전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슬로언 신임 특사는 민주당과 공화당 정권을 넘나들며 정부 고위직을 두루 역임한 ‘초당파’ 인사로 분류된다. 슬로언은 지난 7년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비공식 자문역을 맡아 ‘케리의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인선에도 케리 장관이 그를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다채로운 공직 경험에 화려한 법조 경력이 맞물리면서 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슬로언은 미 ‘연방대법원의 전설’로 불리는 존 폴 스티븐스 전 대법관을 보좌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을 조사했던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 밑에서 서기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뉴욕 소재 미국 최대 로펌 ‘스캐든, 아프스, 슬레이트, 미거 앤 플롬(SASM&F LLP)’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슬로언 특사는 특유의 경력을 바탕으로 관타나모 폐쇄 문제를 둘러싼 미 행정부와 의회의 알력다툼을 중재하고, 의회 내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그의 인선과 함께 지난 1월 통·폐합됐던 국무부 내 ‘관타나모 폐쇄 사무소’도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수용소 폐쇄를 주요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공화당의 완강한 반대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관타나모 수용자들의 단식투쟁 확산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자 오바마의 ‘지키지 못한’ 공약이 다시금 탄력을 받게 된 셈이다. 오바마는 지난달 공약실현의 최대 난제였던 예멘 출신 수용자들의 본국송환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국무부와 국방부에 특사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미 행정부에겐 여전히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수용소의 유지·보수 계획이 포함된 6380억 달러(약 718조원) 규모의 국방 예산안이 14일 공화당의 압도적 찬성으로 하원을 통과한 것도 부담이다.
케리 장관은 “관타나모 폐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정부 내 여러 기관과 부처들을 상대로 입장차를 조율해 나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케리는 이어 “슬로언 특사는 이념적으로 상반된 인사들로부터도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고 강조하며 “(그가) 간극을 좁히는 일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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