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고가의 외제차로 일부러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가로채거나 차의 외관을 바꾼 보험 사기단 일당이 무더기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자동차 정비공장 대표 한모(36)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같은 혐의로 보험회사 직원 김모(32)씨 등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 등은 2009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수억원대 외제차를 일부러 급제동시켜 뒤차와 부딪치거나 파손해 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해 32회에 걸쳐 보험사로부터 모두 3억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정비공장 직원과 렌터카 업체 대표, 보험사 직원 등이 포함된 이들은 인터넷 외제차 동호회를 통해 모여 자동차와 보험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이용, 한씨가 운영하는 정비업체를 방문해 범행을 계획했다.
한씨 등은 차량가격보다 비싼 보험이나 특약 제품에 가입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때부터 계획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보험금을 많이 타내기 위해 단순접촉 후 망치 등을 이용해 엔진 등 고가의 부품을 망가뜨리는가 하면 차를 저수지에 빠뜨리기도 했다. 한씨는 외제차 5대를 이용해 사고를 내고 수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13회에 걸쳐 보험금 1억3500만원을 받아냈다. 같은 보험회사 선후배 사이인 김모(32)씨 등 5명은 지난 2월 서로 짜고 사고를 낸 뒤 수리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모두 630만원을 받아내려다 발각되기도 했다.
이들은 사고차량을 외국 본사에서 직접 수리요청 할 것처럼 꾸며 속여 보험사로부터 미수선 수리비를 받아챙겼다. 미수선 수리비는 차량을 수리받는 대신 현금으로 보상받는 것으로, 고가 외제차는 부품이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데다 동급 차량의 대여비도 비싸 보험사기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외제차에 대한 정보가 늦어 이들의 범행을 좀처럼 감지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일당은 이렇게 챙긴 돈으로 대부분 다시 차의 외관을 바꾸거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됐다.
경찰은 이러한 수법의 보험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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