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최근 진짜 사나이, 푸른 거탑 등의 군생활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자들이 술자리에서 싫어하는 대화 주제가 군대이고 군대에서 축구 한 얘기는 진저리나게 싫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남자들에게 군생활이란 밤을 새워 말해도 할말이 무궁무진하다. 너도나도 본인이 겪은 군생활이 가장 힘들다 앞다퉈 말해도 잊지 못할 추억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특히 군대에서 받는 고된 훈련과 더불어 전우애를 더욱 끈끈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운동이다. 군대스리가라고 불리는 축구와, 축구 다음으로 많이 하는 농구, 탁구까지. 군대 3종 스포츠는 군인 외에도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종목들. 그러나 이러한 운동들은 아무리 건강한 남성이라도 부상과 질환의 위협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들의 워너비 운동 ‘축구’, 무릎 통증과 함께 ‘툭’하는 파열음 들린다면?= 남자들에게 있어 축구는 언제나 사랑 받는 스포츠다. 평소 조기축구, 주말축구로 모자라 심지어 군대에서도 일명 ‘전투축구’라 칭하는 군용축구까지 열정을 쏟는다. 그러나 진짜 사나이들의 운동인 축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무릎부상이다. 특히 인체에서 가장 큰 관절인 무릎 관절, 그 중에서도 십자인대는 축구 시 발생하는 외부 충격으로 손상되기 쉽다. 십자인대란 무릎 관절 안에 위치한 4개의 인대 중 무릎의 안에서 X자 모양으로 관절을 지탱해주는 인대로 무릎 속에서 종아리뼈가 앞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며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다. 이러한 십자인대는 격렬한 운동이나 외부 충격, 또는 축구와 같이 달리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많은 경우 손상되기 쉽다. 만일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 속에 피가 고이게 되고 파열된 부위가 부으며 관절이 불안정해져 무릎을 구부리면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걸을 때 불쾌하고 불안정한 느낌이 든다. 십자인대의 경우 구조적인 특징상 완전히 파열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가 어려워 수술적인 치료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무릎에서 ‘툭’하는 파열음이 들리거나 심한 통증과 함께 무릎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십자인대 손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거운 군장-끊임없는 삽질 책임지는 어깨, 농구 시 잦은 어깨 동작으로 인한 충돌증후군 주의= 군대시절 운동이라고 하면 흔히 축구만 떠올리기 쉽지만 축구 다음으로 많이 하는 것이 바로 ‘농구’다. 그러나 농구의 경우 공을 드리블해 골대에 넣고 덩크슛이나 리바운드 동작들이 계속 되기 때문에 어깨 건강엔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군인들에게 어깨란 무거운 군장을 매고 행군을 강행하거나 유격 훈련으로 철봉을 넘고 끊임없이 삽질을 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요한 신체부위다. 따라서 농구 동작 시 팔을 들 때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먼저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봄이 바람직하다. 어깨 관절에는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이라는 부분이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견봉과 상완골(팔의 위쪽 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과 회전근개(어깨힘줄)가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수 있는데 특히 농구의 경우 공을 던지려 팔을 위로 드는 동작이 많아 어깨의 잦은 마찰로 인해 근육에 염증이 생기면서 충돌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이에 하해찬 서울척병원 관절외과 원장은 “조기에 어깨충돌증후군을 발견했다면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관절 내 국소 주사요법을 통해 견봉 아래 공간의 염증을 줄일 수 있다”며 “만일 증상이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어깨힘줄과 충돌되는 견봉 부위를 다듬어주는 견봉성형술을 하거나 어깨힘줄이 파열된 경우 어깨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내스포츠 탁구, 기본자세 숙지와 스트레칭이 부상 피하는 지름길= 탁구는 라켓과 테이블만 있으면 365일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실내스포츠로 군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 축구나 농구에 비해 작고 가벼운 탁구공을 라켓으로 주고받으며 경쟁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흔히 가벼운 운동이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결코 부상의 늪에서 가볍게 피해가는 운동은 아니다. 특히 처음으로 탁구를 접하는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단순한 운동으로 여겨 자세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소 허리질환을 앓고 있거나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 된다면 신체에 무리가 가해져 질환과 부상을 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자세를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은 살짝 굽히고 상체는 어깨를 살짝 위축시키는 느낌으로 살짝 숙여 먼저 기본자세를 취하고 보폭을 어깨 넓이보다 넓게 벌리는 것이 좋다. 팔꿈치는 항상 낮은 위치를 유지한 채 몸에서 가능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초보자의 경우에는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해 과도한 스윙동작으로 발생하는 부상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너무 자세를 숙이거나 허리를 꼿꼿하게 세울 경우에는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해져 통증을 발생시키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정성모 의정부척병원 관절외과 원장은 “아무리 쉬운 스포츠라도 기본자세가 잘못돼 있으면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흔히 초보자들은 과도한 욕심으로 스윙에 강한 힘을 싣는 경우가 잦은데 이는 어깨 근육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실시해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