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부부의 비극…중독 남편이 던진 소주병에 맞아 죽은 중독 아내

알코올중독 부부의 비극…중독 남편이 던진 소주병에 맞아 죽은 중독 아내

기사승인 2013-06-28 14: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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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술에 취해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내를 폭행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두 사람은 알코올 중독 치료 병원에서 만나 결혼한 사이였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아내 최모(54)씨의 머리에 소주병을 던져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김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21일 오후 8시 30분쯤 서울 면목동 자택에서 술에 취해 “여자가 살림은 안 하고 술만 마신다”며 최씨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2m 거리에서 최씨의 머리를 향해 두 차례 소주병을 던졌다. 아내가 다치자 김씨는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최씨가 집으로 가겠다고 해 돌아왔다. 최씨는 이틀이 지난 23일 피곤하고 아프다며 잠자리에 들었고 25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내가 몸이 좋지 않다며 방에 들어가 잠들었다. 깨웠으나 일어나지 않아 그냥 자는 걸로만 생각했다”며 “아내를 죽일 의도로 술병을 던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사건 발생 후 김씨는 집에서 줄곧 술을 마셨으며 26일 경찰에 신고할 당시에도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출동 당시 김씨의 집에는 사건 당일의 혈흔이 남아있었으며 김씨는 “망자에 대한 예우로 시신을 알코올로 닦고 옷을 갈아입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5년 전 알코올 중독 치료 병원에서 만나 결혼한 사이로 둘 사이에 자녀는 없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둘 다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어 가족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경찰은 “최씨의 눈썹과 무릎에 난 상처 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으며 부검을 실시할 계획”고 전했다. 김씨는 28일 영장 심사에서 판사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마누라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전수민 박은애 기자 moderato@kmib.co.kr



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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