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카리스마 넘치는 중진배우 김금지가 3일 서머셋 모옴의 명작 ‘성스러운 불꽃’(연출 원영오) 한국 초연 무대에 선다. 김금지는 이 작품을 기획해 무대에 올리는 ‘극단 김금지’의 대표이기도 하다.
‘성스러운 불꽃’은 1928년 11월 미국 뉴욕에서 초연됐으며 29년 영국 런던 무대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모옴은 우리에게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등의 소설로 잘 알려져 있으나 명석한 문체의 희극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의 희곡 작품 중 유일하게 문학적 대사를 시도했다.
‘성스러운 불꽃’은 결혼한 지 1년 만에 비행기 추락사고로 전신마비를 당한 모리스의 불행에 관한 이야기다. 장소는 런던근교에 있는 모리스의 어머니 타브렛 부인 저택이다.
타브렛 부인은 이 집을 아들 모리스를 위해 꾸몄다. 자기직업에 철저하고 최선을 다하는 간호사 웨이랜드와 모리스를 위해 헌신적이며 그의 삶에 활력을 주는 부인 스텔라, 해외에서 생활하다 형 모리스의 사고소식을 접하고 방문해 머물고 있는 동생 콜린, 그리고 모리스를 위해 수시로 드나들며 처방을 내리는 의사 하베스터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어느 날 아침, 모리스는 침대 위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이 죽음을 둘러싼 진실에 하나씩 다가갈수록 이들 가족 사이에 숨겨왔던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난다.
김금지는 타블렛 부인역을 맡아 냉혹하면서도 모성 넘치는 연기를 펼친다. 김금지는 “모옴의 작품이 서사적인 언어여서 내가 그 언어를 어떻게 연극 언어로 소화해 밀도 있게 전달하느냐 관건이다”며 “초연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김금지는 지난해 데뷔 50년을 맞아 ‘노부인의 방문’을 50주년 기념 공연으로 올렸고, 이 무대에서 공연이 끝날 때마다 기립 박수를 받았다. 국립극단 연기연수생 1기 출신으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어미’ ‘타이피스트’ 등 수많은 작품을 소화했다. 동아연극상 연기상, 백상연기상 연극부문 여우주연상 등 각종 상을 받았다. 2000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극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전 국회의원 조순형씨가 남편이다.
김금지 외에도 정명철 남기애 채용병 엄지용 등도 출연. 3일~14일.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02-747-4188).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