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 ‘열풍’… 야구 매력에 방심하다간 어깨 ‘아찔’

사회인 야구 ‘열풍’… 야구 매력에 방심하다간 어깨 ‘아찔’

기사승인 2013-07-03 07:24:01


[쿠키 건강] #중학교 시절 야구부였던 송모(33·남)씨는 근무 중인 A사 야구동호회에서 한창 에이스 투수로 활약 중이다. 주말 시간을 이용해 꾸준히 연습과 경기를 반복하며 나날이 승승장구하던 송씨는 최근 찾아온 어깨 통증으로 준비해온 사회인 야구대회에 출전이 불투명해져 울상이다.

프로야구의 레이스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과 더불어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야구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최근에는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팀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사회인 야구는 부족한 수의 경기장과 1인당 100만원을 웃도는 높은 가입비에도 불구하고 비공식적인 팀까지 합하면 약 2만5000팀이나 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기업에서 주최하는 사회인 야구대회가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고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에서 주최하는 최대 규모의 사회인 야구대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기업을 비롯해 연고지롤 토대로 한 지역팀, 연예인야구단 등 다양한 사회인 야구팀들은 꾸준한 연습으로 프로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뽐낸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 야구단이나 여성 사회인 야구단까지 출범하며 남녀노소 워너비 운동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배트를 휘두르거나 공을 있는 힘껏 던지는 동작이 주된 야구는 어깨 건강에 가히 치명적이다. 특히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는 일반인들이 일주일 내내 사회생활을 하다 주말에 반짝 운동하게 되는 사회인 야구는 더욱 부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스윙 동작과 볼 던지는 동작 많은 ‘야구’, 어깨 사용 잦은 만큼 ‘어깨충돌’도 잦아= 야구의 스윙 동작과 볼 던지는 동작은 어깨 운동을 도와 어깨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잦은 부상도 가져온다. 전문 프로야구 선수조차도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포기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부위로 그 사용이 많은 만큼 부상 부위, 증상, 원인에 따라 관련 질환이 50가지가 넘는다. 최근에는 특히 사회인 야구 붐으로 스윙이나 볼 던지는 동작 등의 과한 어깨 사용으로 ‘어깨충돌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어깨 관절에는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이라는 부분이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견봉과 상완골(팔의 위쪽 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과 회전근개(어깨힘줄)가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야구와 같이 어깨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수 있고 잦은 마찰로 인해 어깨 근육에 염증이 생기면 충돌증후군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젊을 때나 어깨 관절이 건강할 때는 견봉과 어깨 근육 사이의 여유가 충분하지만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한 통계에 따르면 어깨질환 환자 가운데 약 30%가 어깨충돌증후군으로 고통 받고 있을 만큼 잦지만 막상 어깨통증이 나타나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좀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며 간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팔 높이 들다 ‘욱씬’, 어깨충돌증후군 증상 나타나면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 직장인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로는 일주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전문적인 의료진이나 트레이너 없이 진행하는 야구는 잘못된 자세나 자신의 레벨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으로 어깨 부상을 초래한다. 야구와 같이 어깨를 자주 사용하는 운동으로 인해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면 먼저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봄이 바람직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머리 높이, 혹은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창문을 닦거나 샤워를 할 때 등 사소한 일상생활을 할 때 불편함을 겪게 된다. 가끔은 팔을 움직일 때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하며 특히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

어깨충돌증후군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각 단계별로 연령층과 증상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1단계는 25세 이하의 활동적인 환자에서 어깨 과사용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어깨 앞쪽에 통증이 발생하며 보통 운동 치료 등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2단계는 25세에서 40세까지의 연령층에서 나타나며 반복되는 통증과 근육이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며 근육통이 반복된다. 팔을 들 때처럼 특정 자세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운동 치료만으로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 수술을 요하기도 한다. 3단계는 40세 이상에서 나타나며 회전근개파열 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서만이 완치가 가능하다.

◇방치하면 ‘회전근개파열’로 발전, 관절내시경 이용한 견봉성형술로 완치 가능=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깨 통증이 생겼을 경우 ‘잠깐 이러다 말겠지’, ‘단순한 통증이겠지’하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흔하다”며 “하지만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1~2명은 어깨충돌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따라서 조기 치료를 받지 않고 어깨충돌증후군을 그대로 방치하면 어깨 힘줄에 계속해서 무리가 가면서 결국 힘줄이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이 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조기에 어깨충돌증후군을 발견했다면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 내 국소 주사요법을 통해 견봉 아래 공간의 염증을 줄일 수 있지만 주사요법을 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어깨 회전 근육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질환이 동반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 증상이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어깨힘줄과 충돌되는 견봉 부위를 다듬어주는 견봉성형술을 하거나 어깨힘줄이 파열된 경우 어깨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어깨충돌증후군 자가진단법]



1. 팔을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느껴진다.

2. 손과 팔이 등 뒤로 잘 돌아가지 않는다.

3.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거나, 목욕할 때 등 일상생활에서 어깨 통증이 느껴진다.

4.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5. 팔을 움직일 때 어깨 속에서 걸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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