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네보 미백화장품 백반증 부작용, 예견된 사태”

“日 가네보 미백화장품 백반증 부작용, 예견된 사태”

기사승인 2013-07-10 09:25:01


[쿠키 건강] 우리나라 여성들은 기능성화장품을 고를 때 미백 성분의 포함 정도를 우선 살핀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난히 하얀 피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 유수의 화장품 기업들 또한 이 점을 간파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미백화장품에 대한 전체적인 소비자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눈에 띄는 효과에 있다. 미백기능이란 피부색을 결정짓는 검은색소인 멜라닌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을 말하는데 바르는 횟수와 양에 따라 비례한다.

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크다. 피부의 민감도를 높이고 항상성을 파괴해 발진 혹은 염증반응을 유발시키거나 백반증 등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백화장품은 피부 잔류기간이 길어 피부트러블이 생겼을 경우 쉽게 회복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백반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의 파괴로 인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후천적 탈색소성 질환이다.

이와 관련, 이진혁 우보한의원 원장은 “미백화장품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은 예견된 사태”라며 “특히 백반증은 난치성질환 중 가장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에 속한다. 현재 인정받고 있는 치료방법은 결핍된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멜라닌 합성효소인 티로시나아제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미백화장품과 달리 티로시나아제를 자극시켜 멜라닌세포의 합성능력을 촉진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유명브랜드 화장품 가네보가 자사의 미백 화장품 45만개를 자진 회수한 것만 봐도 ‘백반증’의 무서움을 짐작케 한다. 가네보 백화장품의 일본 사용자 가운데 39명이 ‘백반증’ 등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회사 측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가네보가 자체 개발하고 일본 후생성이 인증한 ‘4HPB(로도데놀)’성분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성분은 멜라닌을 만드는데 관련된 효소인 티로시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백화장품은 성분에 따라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방식이 조금은 다르다. 가네보의 ‘4HPB(로도데놀)’성분처럼 티로시나아제 효소를 억제하기도 하고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자극받은 티로신 단백질이 산화되는 것을 막거나 이미 생성된 멜라닌 색소가 실제 피부 세포에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인 멜라닌세포에서 각질형성세포로 넘어가는 과정을 억제하기도 한다.

미백화장품의 부작용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중국 중국산 미백화장품에서 국내 허용기준치(?)를 최대 1만5000배나 넘긴 수은이 검출돼 소비자들을 경악케 한 바 있다. 수은은 멜라닌 색소 생성을 차단하는 화학적 특성이 강해 과거 미백화장품 원료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신경계통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돼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멜라닌 색소는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귀찮은 존재일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멜라닌 색소는 화학 광선인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에 독성성분을 만들지 못하게 해서 피부트러블이나 피부암을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피부가 하얀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이 피부암 발병률이 월등히 적은 이유도 바로 멜라닌 색소 덕분이다.

그렇다고 멜라닌 색소가 항상 피부를 검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야외활동과 자외선 양이 많은 여름철에는 멜라닌 색소 생성이 많아지다가 상대적으로 자외선 양이 적은 겨울철에는 멜라닌 색소가 들어있는 표면 피부세포가 각질이 돼 떨어져 나가면서 피부가 점점 하얘진다. 만약 여름철에도 화사한 피부를 원한다면 미백화장품을 바르기보단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면 된다.

그렇다고 백옥피부를 갖고 싶은 욕망을 버릴 수가 없다면 일단 성분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백성분으로 등록된 물질은 닥나무추출물,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틸, 유용성감초추출물,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볼올,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 등 8가지로, 이 외 다른 미백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이라면 일단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 가운데 일본 후생성과 공통으로 겹치는 물질은 알부틴, 유용성감초추출물 2가지다.

또한 미백 화장품은 각질층이 탈락하는 피부주기에 따라 바른 후 약 한 달 뒤에 효과가 나타나야 정상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미백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리는 화장품은 대부분 허위·과장광고다.

이진혁 원장은 “앞으로 백반증 환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구 오존층의 파괴로 인해 예전보다 자외선이 강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스트레스로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고 미백화장품 등 각종 화학성분에 대한 노출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요즘의 생활습관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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