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엽기 살인 수법, 소설에 나왔다…2002년 문학상 받고 영화화 추진까지

용인 엽기 살인 수법, 소설에 나왔다…2002년 문학상 받고 영화화 추진까지

기사승인 2013-07-11 00:18:01

[쿠키 사회]경기도 용인 모텔 엽기살인사건과 똑같은 수법을 자세히 기록한 소설과 영화가 발견돼 주목된다.

모텔에서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피의자 심모(19)군은 경찰에서 공포영화를 즐겨보면서 잔인한 살인장면을 한번쯤은 직접 실행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10 일 경찰에 긴급체포된 심군은 ‘호스텔과 같은 잔인한 영화를 즐겨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호스텔)봤다. 잔혹 공포영화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영화를 보고 실제로 한번쯤 살인을 해보고 싶은 적이 있었다는 말도 했다. 호스텔은 유럽 한 마을에서 배낭여행객들을 납치, 엽기적으로 살해하는 내용을 담은 공포영화다.

심군의 수법과 놀랍도록 일치하는 소설도 있었다. 2006년 ‘한국공포문학 단편선’에 실린 단편소설 ‘모텔탈출기’다. 이 작품은 한 의대생이 모텔에서 숨진 여성의 시신을 혼자 처리하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했다. 인간의 잔혹한 본성과 범죄의 아이러니를 잘 드러내 2002년 발표 당시 공포·판타지 장르 소설에 주는 ‘황금 드래곤 문학상’ 단편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당시에도 범죄 과정을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했다는 이유로 2006년 청소년 유해 간행물 지정됐다. 그 뒤 영화화가 결정돼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관계자는 “오래 전 작품이라 작가의 연락처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동료 작가 이모씨도 “오래 전부터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며 “영화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더니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살인 피의자 심모군은 또 인터넷에서 해부학 관련 정보를 찾아봤다고 스스로 밝혔다. 하지만 범행 당시 시신을 훼손할 생각을 사전에 계획한 것은 아니고, 당시는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는 “내가 살려고 시신을 훼손했다”고 했다.

심군은 공업용 커터칼 구입 시점을 “숨진 A양이 모텔방에 오기 전”이라고 틀리게 답하는 등 경찰수사 결과와 맞지 않게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형사과 사무실로 몰려와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며 질문하는 바람에 피의자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답변도 했다. 그대로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용인=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김민석 기자 doyoung@kmib.co.kr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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