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제조사 다우케미컬 “39명 책임도 받아들이기 어려워”

고엽제 제조사 다우케미컬 “39명 책임도 받아들이기 어려워”

기사승인 2013-07-12 16:12:01
[쿠키 사회] 고엽제 피해로 제조회사의 배상 책임을 요구한 베트남 파병 용사 1만6579명 중 39명만이 고엽제 피해자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다우케미칼은 39명의 책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우케미칼 측 변호인단은 12일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39명에 대한 법적 책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언론 발표문

다우 케미칼 주식회사(이하 “다우”)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과 이 사안에 대한 모든 증거와 법 원칙에 대한 대법원의 숙고 및 그 결과로 대법원의 판결에 비추어 서울고등법원에서 인과관계에 대하여 더 심리하도록 이 사건의 대부분을 파기환송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존중하는 바입니다. 다우는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고무되었으며 파기환송 심에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염소성 여드름을 앓고 있는 39명의 원고에 대한 법원의 판결 부분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이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우는 이 부분에 대한 대법원의 판정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우는 연합군의 일원으로 베트남 전에 참전한 한국 군인들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엽제는 베트남 전에서 미국군과 연합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미군은 그 병력을 보호하기 위하여 다수의 군사용 (전술적) 제초제를 개발하고 사용함으로써 전술적인 목적으로 수풀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고통을 견뎌내고 전쟁의 결과로 지금까지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법원도 일관되게 베트남 전에서의 제초제 사용과 관련하여 제조업자들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없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우와 다른 회사들은 방위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에 따라 군사적 용도를 위하여 제초제들을 생산하도록 요구 받은 것입니다. 다우는 베트남 전에서의 고엽제 사용과 관련한 문제들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변함없이 견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은 파월군인 김모(70)씨 등 1만6579명이 ‘베트남전에 뿌려진 고엽제 다이옥신 성분에 노출돼 후유증을 입었다’며 고엽제 제조사인 미국 다우케미컬과 몬산토 등 2개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에게 나타난 당뇨병, 폐암, 전립선암 등이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 노출에 따른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 질병은 발생원인 등이 복잡다기하고 유전·체질 등의 선천적 요인, 음주·흡연·식생활습관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원고들의 각종 질병이 베트남전에서 살포된 고엽제 노출에 따른 것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다른 증거들이 필요한데 그러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오랜 기간 치열하게 변론해 온 쌍방 당사자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고엽제 피해자들의 딱한 사정만으로 판결할 수는 없었다”고 판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법원이 인정한 유일하게 인정한 염소성여드름은 일명 ‘유센코 여드름’으로 불리는 병으로, 고엽제에 함유된 다이옥신 성분에 노출될 경우 발병하는 특이성 질환이다. 빅토르 유센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004년 대선 당시 얼굴이 오렌지 껍질처럼 변해 파문을 일으켰고, 검사결과 그의 혈중 다이옥신 농도는 정상인의 1000배 가량이었다.

대법원은 “법원이 판결에 의해 고엽제 제조회사의 책임을 일부라도 인정, 확정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판결 의의를 설명했지만, 고엽제전우회 김성욱 사무총장은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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