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국내 시장에서 고가 정책을 펴던 수입 브랜드 랄프 로렌의 콧대가 꺾였다. 불황 등에 따른 매출 부진 탓이다.
14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폴로’를 생산하는 랄프 로렌이 한국에서 아동복 고가 정책을 포기하고 대대적으로 제품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랄프 로렌 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시즌오프 행사 이후 입고되는 가을·겨울 신상품부터 가격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업계는 랄프 로렌 아동복의 가격이 기존보다 최대 40% 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랄프 로렌의 이같은 움직임은 백화점 위주의 국내 매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랄프 로렌 아동복이 미국 현지 가격보다 국내 백화점에서 60% 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구매대행과 병행수입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불황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구매를 줄인 영향도 있다.
실제로 한 백화점에서 랄프 로렌 매출은 지난 2011년 4% 증가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3% 역신장했다. 국내 백화점 매출이 2011년에는 11.4%에 달했고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5.4% 성장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랄프 로렌의 매출 부진은 눈에 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수준이 높아져 비싼 제품이라고 무조건 선호하지도 않을뿐더러 비싼 수입 제품을 저렴하게 사오는 방법을 찾은 지 오래”라며 “랄프 로렌이 한국 내 가격 정책을 변경함에 따라 비슷한 가격 다른 브랜드들의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